나이에 따라서 이슈가 되는 것이 다른 것 같습니다. 30 대에는 돈 자랑을, 40 대에는 자식 자랑, 50 대부터는 건강 자랑을 한다고 하던가요. 교정치료 특성상 젊은 20대 환자들을 자주 만나다 보면 환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의 본인의 미래에 대해 상담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담이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도입니다. 최근 취업난과 청년실업률이 최고치를 갱신한다고 하는데, 정말 젊은 20대 환자분들을 만나면 이런 자기의 처지(?)에 대한 하소연을 많이 듣게 됩니다. 남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고도 사회생활을 처음 경험하는지라 조금만 힘이 들거나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바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아마도 부유한 집에서 고생하지 않고 자라다가 사회생활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마찰이나 일에 대한 가벼움(?), 내가 겨우 이런 일을 하려고 좋은 대학을 나오고 어렵게 공부를 했나 하는 마음이 큰가 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교적 큰 돈이 들어가는 치과 치료를 선뜻 받기 어려운 20대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아직 본인의 경제적 독립이 완전하게 일어난 것이 아니
2008년 치과의사회 회무를 시작해 전주분회와 전북지부를 넘나들면서 10년 개근을 하다가 올해 안식년을 맞이했다. 특히 전주시치과의사회 총무이사로 일한 지난 2년은 치과에 대한 생각보다 총무로서 해야 할 일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일이 몰릴 때는 내가 치과의사인지 행정가인지 헷갈리기까지 했으니… 그 부담에서 벗어난 지금의 편안함과 행복감은 뭐라 표현해야 좋을지 모를 만큼 크다. 전주시치과의사회는 사업과 활동이 1년 내내 쉼 없이 이어진다. 체계적인 일처리 방식과 회무의 연속성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회원들의 참여와 호응이 굉장히 높은 편으로 일례로 ‘회비 납부율이 거의 100%다.’고 얘기하면 ‘무슨 공산당 조직이냐?’라며 되묻기도 한다. ‘전주시에 내는 돈은 그리 아깝지 않은데 치협에 내는 돈은 너무 아까워. 돈 걷어서 뭘 하는지를 모르겠어’ 이런 얘기를 하는 회원들이 있다. 분회는 회원들 가까이에서 실생활을 챙기는 반면, 치협은 높은 곳에서 큰 날갯짓을 하는 곳이기에 상대적으로 멀게 느껴질 수 있다. 그동안 대한치과의사협회라는 이익단체가 있어 우리 치과의사들이 얼마나 이익을 얻고 보호를 받아왔는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알
기나긴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새 꽃잎이 흩날리는 계절이 왔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봄비와 함께 오락가락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멈추지 않고 다음 계절을 우리 앞에 가져다 놓는다. 계절의 변화에도 우리가 보내는 하루하루의 일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평일 절반 가까운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치과의사들과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치과대학생들은 이러한 일상 속에서 얼마나 지쳐갈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하는 생각을 필자는 늘 하고 있다. 스스로 일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구강내과 진료과의 특성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니 그들의 괴로움과 불만과 부정적 감정의 영향을 아무래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환자의 통증과 고통을 조금씩 해결하며 얻는 기쁨도 물론 있지만 언제나 진료의 결과가 최상일 수는 없으니 진료시간이 끝날 즈음 한숨을 내 쉬는 일이 많다. 치과대학생 시절은 거의 하루 종일 학교와 병원을 오가며 살아가고 일상의 대부분을 학교 동기들과 보낸다. 치과의사가 된 후는 치과위생사와 조무사, 기공사 등 진료와 직접 관련 있는 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동료 치과의사들도 만나게 된다. 어쩌면 가족보다 오랜 시간을 함
겨울은 춥고 길며 모든 활동을 멈추게 한다. 그래서 겨울은 외롭고 절망적이며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을 갖게 한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한파특보에, 최강 한판에, 강은 물론 바다까지 얼어붙기도 했다. 어릴적 기억으로는 겨울이라면 영하 10도 넘는 게 다반사였고 집도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윗목과 아랫목의 기온차가 컸고 버스에도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오리털이나 거위털 롱패딩 같은 기능성 아웃도어 옷은 없었지만 그다지 춥다고 느끼지 않았던거 같다. 그리 춥지 않다가 조금만 추워도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최근 지구의 온난화 때문에 추운 날이 줄어든 때문이라고 하지만 환경이 좋아지고 편한 것 에 적응하다 보면 사람은 점점 약해지고 나약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난 겨울에는 이런 추위속에서도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화재로 수많은 사람이 안타깝게 사망했고 2월, 3월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과 관련된 많은 일이 있었다. 동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여자 아이스 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및 응원단 참석, 북한의 현송월의 예술단 공연뿐 아니라, 김여정 등 고위급 대표단이 특사 자격으로 참석, 천안함
필자는 1년여에 걸친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의 회장 선출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지켜보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치협이 무엇인가? 치협은 누가, 언제, 왜 (어떤 목적으로) 설립하였으며, 어떤 일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대한민국의 의료법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가 전국적 조직을 두는 의료인 단체("중앙회")를 설립할 것과 그에 따른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의료법 제2장 의료인-제4절 의료인 단체-제28조(중앙회와 지부) 각 항의 내용을 보면 중앙회의 설립 및 중앙회 회원으로서 회원의 의무, 자격, 심의·의결해야 할 사항 (자격 정지 처분 요구 등) 및 이의 심의를 위한 윤리위원회를 둘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의료법에는 중앙회가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의료와 국민보건 향상에 관한 협조 요청’에 협조할 것, ‘회원의 자질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보수(補修)교육을 실시하여야’ 할 것 등이 명시되어 있다. 즉, 치협은 결코 치과의사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설립된 임의단체가 아닌 것이다. 이에 비추어, 치협 회장 선출에서 비롯된 작금의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그간 의료법에 명시된 치협의 공적 임무가 과연 성실하게 수행
보름 전만 해도 두꺼운 코트를 입고도 덜덜 떨었는데, 날이 풀리나 싶더니 이번 주말에는 외투나 재킷을 걸치지 않아도 될 만큼 따뜻한 봄 기운이 만연하였습니다. 며칠 따뜻하더니 오늘은 촉촉하게 봄비가 마른 땅과 하늘을 적셔줍니다. 봄비를 맞고 돋아날 초록색 부드러운 새싹들을 만나러 아이의 손을 잡고 가까운 공원이나 강변으로 산책 나갈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이와 봄은 참으로 닮았습니다. 싱그러움이 닮았고, 보드랍고 따뜻함이 닮았고,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채워주고 들뜨게 만드는 점이 닮았습니다. 아이는 봄과 같아서 아직은 미약한 움직임이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더 활기찰 것임을 기대하게 만들고, 또 이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보다 나을 내일을 기대하며 잠에 드는 일은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고 아이는 자라서 여름처럼 온 세상을 삼킬 듯 뜨겁고 자신만만한 청년이 될 것입니다. 그러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다시 본인을 닮은 예쁜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룰 것입니다. 청년은 나이 들어 가겠지만 분신과 같은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이 늙어감을 잠시 잊고, 봄과 같고 여름과 같았던 자신의 청춘을
어느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일지 모르지만 참 이상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칭하며 나이 많은 것이 벼슬이냐고 따져 묻는다. 그런데 직원 면접을 하다 보면 정반대의 상황을 늘 만나게 된다. 전 몇 년차이니 급여는 이렇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가 많으면 왜 급여를 더 받아야 하는 것일까? 다들 나이 많은 것은 벼슬이 아니라고 일갈하지 않았던가. 급여의 산정방법은 경영의 역사를 통해 여러 번 변화되어 왔으며 현재는 호봉제와 연봉제라는 두 가지 방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 같다. 호봉제는 근무기간을 기본으로 근속연수나 연령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호봉으로 책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로자의 이직이 낮아지고 소속감과 애사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성과와 무관하게 임금이 결정되기에 업무의욕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즉, 한 직장에 근속한 연수를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한다는 것이다. 연봉제는 업무성과를 기초로 임금을 계약하는 제도로 많은 경우 1년 단위의 계약을 기본으로 하며 능력과 실적이 임금과 직결되어 업무의욕이 고취된다. 한 직장에서 근속한 연수를 기준으로 하는 호봉제도는 기업에 대한 기여도와 동일 기관에서의 근속을 기준으로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 참 빠르다.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가 40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고3 때 신경성위염으로 휴학을 하게 되어서 남녀공학인 서울사대부고 29회와 30회 두 기수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힘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이것이 내 인생의 좌우명인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시발점이 된 것 같다. 30회 친구들의 요청으로 동창회장과 4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게 되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30대 때는 치과 공부하느라고, 40대 때는 열린의사회의 의료봉사에 매진하느라고, 50대 때는 치과의사협회일과 개인적으로 교합과 치주, 교합과 전신건강의 개념을 정리해 발표하느라고 바쁘다는 이유로 동창회에 좀 소홀해서 1년에 한두 번만 참석하여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30회 친구들이 회장 제의를 해 주어서 부담도 많이 되었지만 ‘봉사를 할 영광스러운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대학 동창회장을 맡았을 때와는 친구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서 맡은 후 1달 동안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생각하고 임원 선출에 많은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금은 친구들이 총무, 재무, 문화복지,
“다섯 번에 한 상이요오~!” 유리문밖에서 손님이 들어오기도 전에, 어찌 다 아는지 주문과 테이블번호까지 주방에 외쳐버리는 이 식당은 필자가 17년 넘게 다닌 점심단골식당. 열 개가 넘는 메뉴가 있지만,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은 들어서는 손님들의 태반이 거의 매일 오는 단골인지라 뭘 주문할 지 이미 안다. 바쁜 점심시간의 주문은 대개 굴국밥 아니면 ‘오늘의 백반’인데다가,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의 얼굴과 즐기는 메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손님 앉기도 전에 주방에선 조리가 시작된다. 자기의 식성을 기억해주고 앉을 자리도 정해주며 바쁜 일과에 몇 초라도 서둘러주는 곳에 점심하러 가는 건 대한민국 국민의 취향에 딱이고, 뭐 드시겠냐고 묻고 여기 뭐가 맛있냐고 되묻고 하는 거 없이 후다닥 주문 들어가는 건 식당주인도 종업원도 대환영이다. 이렇게 서로의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고 ‘알아서’ 프로세싱이 되어지는 소통의 약속을 가진 문화를 소위 “고맥락문화 high context culture, E.T. Hall, 1976”라 일컫는다고 한다. 일견 그 상황에 관련된 참여자들의 소통과 단결력이 뛰어나 보이고, 집단목표지향적이며,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지 않는 단순한 목적성취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주변에서 실제 경험하는 여러 가지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집과 치과를 같이 챙겨야 하는 여자 치과의사의 입장으로 가사를 도와주는 로봇청소기나 식기 세척기 등의 기계의 도움을 받는 것은 벌써 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아기를 돌보는 로봇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점점 책을 멀리해 서점과 출판사 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자, 서점은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고르는 공간으로 정의하고 카페와 편의점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즉, 음악 코너에서는 음반이나 헤드폰을, 요리 코너에서는 식기나 식자재를, 원예 코너에서는 씨앗이나 화분 등 해당 책과 관련된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도서 판매 이외에 2, 3차 소비를 이끌어내는 서점이 유행이라고 하네요. 서점이 라이프 스타일 경험을 주목하는 사이 하이 테크놀로지를 파는 업이라 인식 되어 온 연비와, 최고속도 등을 강조하던 자동차는 ‘공간을 파는 업’이라고 인식함으로써 조명, 채광, 공기의 질, 소음의 유입을 막아주는 차음, 고급 오디오 등 이른바 ‘공간과 사운드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子張問政, 子曰: “居之無倦, 行之以忠.”(자장문정, 자왈: “거지무권, 행지이충.”) 자장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하기를 “자리를 맡으면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논어, 안연편> 倦(게으를:권)에 마음이 꽂혔다. 게으름이란 人(사람:인) + 卷(책:권)이 합하여 생긴단어이다. 사람이 책을 가까이 하면 게을러지는 것일까? 倦(권)이라는 한자를 만든 사람은 책만 읽고 땀 흘리는 일을 하지 않는 주인을 모시고 사는 머슴일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倦(게으를:권)자를 통해 내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 삶에서 땀을 흘리며 먹거리를 찾아 헤맨 적이 있었는가, 타인을 위해 땀을 흘린 적이 있었던가?” 스스로 묻는다. 치과대학에 입학한 순간부터 나는 치과의사였다. 예과 1학년 때 진료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지만 예비 치과의사라는 명분으로 실습용 흰 가운을 입고 진료하는 선배들 주위를 맴돌았다. 본과 3학년 때 치과대학 학생회 차원에서 처음 농활을 하였다. 농노 확장 및 보수 공사,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하루 종일 땀을 흘렸다. 저녁에는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중보건의 1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