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 없던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 붙었다 조금 녹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옛 말이 되어 버리고 영하 십몇도나 내려가는 이런 날씨에 어떻게 살아가나 싶기도 했지만 그 또한 몇 차례 반복되다 보니 조금은 익숙해지기도 한다. 하루 하루 지내다 보니 어느덧 달력이 한 장 넘어가 있다. 어느 틈에 1월이 흘러가 버렸을까? 새 해가 시작되었으니 이런저런 다짐을 하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한 달 훌쩍 넘어갔다. 2018년을 처음 맞이하며 세웠던 계획은 어디까지 이루었을까? 2018년 치과계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과목의 치과전문의가 늘어났고 치과보험급여의 확대가 예상되는 등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 변화가 치과의료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치과’하면 ‘치아’만을 생각하던 시대와 달리 현재 치과의사는 ‘치아를 가진 사람’을 치료하는 진료를 하고 있다. 소아와 성인에게 발생하는 치아우식증, 치주질환, 부정교합, 악안면기형, 턱관절장애, 저작근장애, 구강점막질환, 타액선질환, 치과수면장애 등 구강안면부 전반에서 발
2018년 새해 시작과 함께 “최저임금에 맞춰 주려면 얼마를 줘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보통 짧게 답해 주는 것을 좋아하기에 “각 치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157만 원 정도 됩니다” 대답하면 “실급여로 157만원을 줘야 하는 거예요?” 다시 질문을 하고 “공제 후 실급여로는 145만 원 정도입니다” 모범답변을 하게 된다. 이 때 상당수의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4대보험 다 내주는데… 그럼 얼마 줘야 해요?” 최저임금제는 고용주가 근로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1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기에 모든 치과에 해당된다. 1988년부터 실시되었지만, 사실 치과의사들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필자도 마찬가지여서 작년에 2018년부터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다는 소식을 접한 후에야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새삼스럽게 필자의 치과 직원과 전주시치과의사회 직원의 급여체계를 살펴보다가 자못 놀랐다. 통상의 방식대로 2018년 급여를 설계한다면 최저임금법을 위반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치과에서 급여로 얼마를 책정해야 할 지 고민스럽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
복지부는 최근 정부내 구강보건 전담부서의 설치 추진이 무산된 데 대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설치 추진은 정시직제가 아닌 수시직제의 성격으로 이루어졌으며 기재부 예산상의 문제로 대통령 공약과 관련이 있는 치매정책과와 자살예방과만이 통과되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구강보건 전담부서의 설치는 타당성이 있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언급이 있었을 뿐 아니라 수시가 아니라 정기직제의 성격에 맞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정기적인 기구 및 인력 소요 심사를 통해 다음 연도 정기직제로 다시 추진할 예정임을 밝혔다. 하지만 필자는 당초 행안부와의 협의과정에서 구강보건 부서가 아직도 전담부서로서의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치과계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때 22년 만에 겨우 부활되었던 전담부서까지 다시 폐지되어 지금에 이르렀음을 생각해보자. 그 동안 치과계가 구강보건 전담부서의 설치에 관하여 우선적으로 내세워 왔던 주장은 후진국조차 자기 나라 국민의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우리보다 훨씬 이전부터 정부부처 내에 구강보건 전담부서를 둔 것과 비교하면 구강보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인식이 매우 낙후됐다
정초 연휴에 짧은 여행을 다녀온 실장님이 감사하게도 ‘고디바’ 초콜릿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 벨기에 초콜릿은 작은 조각 하나가 밥 한 그릇 보다 비싼 고급 초콜릿이라 저도 여행가서 한 번, 그리고 이번에 선물로 두 번째 먹어보았습니다. 예쁘게 싸여진 금색포장지를 벗기면 짙은 갈색의 향이 진한 사각 초콜릿이 나옵니다. 처음 먹었을 때는 부드럽고 향이 정말 진하고 달면서도 쌉싸래한 맛있고 좋은 초콜릿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 먹을 때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습니다. 전에 먹을 때는 아름다운 여행지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먹었고, 이번에는 추운 원장실에서 지친 몸으로 혼자 몰래 먹어서 그랬을까요? 고디바 초콜릿 조각에는 말을 타고 있는 나체의 여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여인이 초콜릿의 모델이며 주인공인 레이디 고다이버입니다. 11세기 영국 중서부의 코번트리 지방을 다스리던 영주인 레오프릭 백작은 주민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를 보다 못한 영주의 아내 레이디 고다이버는 세금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영주는 어림도 없다고 거절하면서 “당신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성내를 한 바퀴 돈다면 모를까”라고 농담 같은 제안을 했습니다. 영주는 불가
어린 시절 바나나는 귀한 과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트 뿐 아니라 편의점에도 지천으로 널려있는 흔한 과일이다. 이렇게 바나나가 흔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물류의 효율성과 대량재배가 그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바나나의 품종은 케번디쉬(Cavendish)라고 한다. 놀랍게도 바나나는 유전적으로 모두 동일하다. 씨앗을 심어 다음 세대의 바나나 나무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줄기를 잘라 심어서 개체를 번식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영양번식 (vegetative propagation)’이라고 하며 먹기 불편한 씨를 없앤 바나나를 만든 후 지속적으로 ‘영양번식’하여 동일한 개체들을 만들어 낸 바나나의 첫 품종은 그로미쉘(Gros Michel)이었다. 이 품종은 전세계적으로 판매가 되었으며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나와 먹던 그 유명한 ‘바나나맛 우유’도 이 품종의 맛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가장 맛있는 바나나인 이 ‘그로미쉘’ 품종은 Fusarium이라는 곰팡이에 의해 감염되어 완전히 멸종되었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모든 개체들은 속수무책으로 감염되었고 결국에는 멸종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품종이 바로 영국
2018년은 황금 개띠 무술년이다. 시론 독자 모두 새해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 성취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2017년이 시작할때도 정유년 붉은 닭띠해라고 닭 우는 소리가 새벽을 깨우고 새 날이 밝음을 알려오듯이,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새해 새롭게 계획하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잘 풀리길 기원하였다. 그러나 2017년에는 혼돈, 갈등, 걱정과 두려움이 뒤덮혔던 시간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구속,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선출, 예상을 뒤엎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중국의 사드배치로 치졸한 경제 보복,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과 미사일로 인한 전쟁 위협, 경주와 포항 지진뿐 아니라 인천 선박 충돌사고, 신생아 사망사건, 제천의 화재 참사 등 각종 사고, 사건 등으로 맘 편한 날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18년에는 2017년의 나쁜 기억을 잊어버리고 과거보다는 미래지향적인 희망을 갖고 삼천리 금수강산, 백두대간의 기운을 받아 이제까지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우리들에게 응답 해주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강의가 끝날 때 쯤 그 날의 강의 내용을 정리해주고 학생들에게 “질문 있는 사람?”하고 물으면 학생들은 이 말이 강의가 끝났다는 말로 생각
망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병원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읽는다고 하던데, 개원초기에 연배가 있는 선배님들을 뵈면 다들 너무 대단하시고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지기 까지 했었습니다. 치과의사도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인지라 선배님들이 하는 말씀 중에 그 사람이 말하는 말투나 행동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훤히 알겠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마치 점쟁이가 사람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처럼이요. 개원을 하고 10년이 지나보니 그 말 뜻의 언저리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고, 실제 환자를 보면서도 이 사람은 이렇게 말하겠구나, 이런 타입이구나 하는 정도는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원강사, 백화점 근무, 항공사에 근무하는 등 서비스 업종에 근무하는 분들께는 묘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평상시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 서비스를 행하고 그에 따라 손님의 평가를 받아 혼이 나거나 싫은 소리를 듣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인지,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경우나 직급에 따른(예를 들면 원장님한테는 고분고분하지만, 데스크나 직원한테는 함부로 대
자랑스럽게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여자양궁은 늘 단연 압권이다. 그래서인지 전하는 이야기들이 무성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관객의 소란스런 야유와 레이저방해 공세에도 굴하지 않고 ‘텐! 텐! 텐!’을 쏘아내던 우리 여자양궁대표팀의 한 선수가, 완승 후 현장인터뷰에서 흥분한 리포터가 던진 “경기하기 전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차분한 대답은 경기내용보다 더 압권이었다. 그 대답인 즉, “제 자신이 제일 무섭습니다, 저를 완전히 망가트릴 수 있거든요….” 2016년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우승자와의 최고의 명승부로 골프가 ‘정신적 鬪技종목’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미국의 탑클래스 PGA프로골퍼도 비슷한 인터뷰 어록이 있다. “당신은 자신의 어떤 기량을 더 보완해야한다고 생각하나요?”라며 ‘페어웨이를 유지하는 티샷이죠, short game기량입니다, 보셨다시피 퍼팅정확도지요’ 등의 대답을 기대했을 듯한 리포터의 물음에 그의 의외의 대답인 즉, “저는…방금 前홀의 실수를 빨리 잊어버리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낍니다….” 기억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 2003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일 년도 채
공자께서 위나라의 임금의 서자 공자 “형”을 평하여 말씀하시기를 재산관리를 잘하고 집안을 훌륭하게 이끌었도다. 처음 재물이 생기자 '그런대로 모였다'라고 했고, 조금 갖추어지자'그런대로 완비되었다'라고 했으며, 많이 갖추어지자'너무 화려해졌구나!'라고 했다. 타인이 아름답다 (美) 라고 할 수 있는 富는 어느 정도일까? 삼성의 이건희 회장,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 경주 최부자집 우리는 누구의 부를 아름답다(美)고 하는가? 치과를 개업한지 25년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족이 하고픈 것을 할 정도, 형제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성의를 보일정도의 부(富)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타인이 그리고 스스로가 나의 부에 대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토마스 피케디의 “21세기 자본” 장하성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 등의 책과 뉴스에서는 세계의 부자, 대한민국의 부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소득에는 자본 소득과 노동 소득이 존재하며 전체 국민 소득 중 자본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30~35%를 차지한다. 상위 10%가 총소득의 45%, 상위 1%가 20~30%를 차지한다. 나는 몸이 소득의 원천인 단독 개원 치과원장이다. 아직 자본 소득이 없는 나를 생각하며 심
병원으로 의사를 찾아오는 환자는 어딘가 아프거나 어딘가 불편하거나 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내원 당시 경험하고 있는 통증이 있는 경우, 과거에 경험했던 통증에 대하여 알고 싶은 경우, 통증이라고까지 말 하기는 애매하지만 뭔가 불편함이 있는 경우 등 환자가 병원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병원에서 진단과 검사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나 그 해답을 환자가 납득할 수 없거나 환자의 기대와 다른 경우도 있다.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다른 문제가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환자도 있다. 진료실에서 수 많은 환자들을 만나는 의사들은 만족스러운 진료와 치료를 받은 많은 환자들뿐만 아니라 불만족을 드러내는 환자들도 만나게 된다. 그 불만족의 시작이 어디부터인지 추적하려면 기억과 환자기록들을 되짚어가며 고민하게 된다. ‘어디부터 잘못 된 것인가?’, ‘잘못 된 것이 맞나?’, ‘내 진단이 잘못 되었나? 치료가 잘못 되었나? 그럴 리가 없다.’ 등 많은 생각이 잔뜩 찌푸린 환자의 얼굴을 배경으로 흘러 갈 지도 모른다. ‘통증(Pain)’에 대하여 국제통증학회(ISAP: I
2000년 5월, ‘전혀 준비가 안 된 개원의’는 하루하루를 악전고투 중이었다. 당시 점심시간에는 잠이 안 오더라도 누워 있었다. 환자가 많아도 피곤, 없어도 피곤. 그러던 어느 날 모 선배님이 전화를 해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다. 약간 의외였지만, 무척 반가웠고 감사했다. 당시 갈치정식을 먹었다. 기억에 임팩트 있는 말씀은 없으셨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해라’ 정도의 덕담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 선배님과는 친분이 두텁지 않았기에 깊은 얘기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내 머릿속에 자상하신 성격의 선배님으로 확실히 각인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이 시나브로 떠오르면서 나에게 의미와 영향을 주었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선배님의 마음 씀을 조금은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분은 작년부터 전주시치과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승수종 회장님이다. 필자에게 총무이사직을 제안했을 때 그 오래 전에 느꼈던 따뜻함과 자상함을 떠올리며 망설임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전주시치과의사회는 오래전부터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잘 진행되었다. 개원하는 데 필요한 여러 정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