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빛 한 아름 바르고나무는 바람타고 자란다싱싱한 나무는 잎을 흔들며우주의 질서를 따른다 세상 밖의 온갖 일들을안으로 끌고가는 바람나무는 가슴으로 받아들여단단한 기둥이 되어간다짙푸른 소중한 자존심도때가되면 벗어주는 아량곧게 뻗어나는 나무들은헐벗음이 부끄러움 되랴 햇살 따라 가지도 뻗어달빛으로 속내 닦아내는이런 나무들 모인 숲이천하를 맑게 다스린다
여기가 끝이라기에내 와서 멈추어 선다바람은 구름과 물살을 더불어쉬지 않고 먼 곳으로 달리고 갈매기들 멀리 사라지면내 눈빛은 이어가다 멈추고거울 앞에서 윤기를 낸 사람들무리지어 이 섬에서 쳇바퀴를 돈다 어디든 땅과 바다가 만나면물가로 나서서 속삭이는데그 땅덩이를 베고 사는 사람들색깔과 습성으로 담들을 쌓는가 세월이 젖은 이 섬 언덕에휘적휘적 나는 새들의 떨어뜨림또 지천으로 핀 들꽃들 보며내 살갗은 햇살에도 수줍어한다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여름휴가 그리고 멋진 휴양지. 과중한 업무와 후텁지근한 날씨에 골이 지끈지끈 아파도 시원하게 펼쳐진 바닷가에서의 시간을 생각하면 어깨가 절로 으쓱해진다. 이렇게 신나는 휴양지에서 그 분위기를 더욱 돋우기 위해서 신경써야할 리조트룩. 편하게 쉬러 가는데 옷이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휴양지의 멋쟁이로 거듭날 수 있고, 그 덕에 더욱 재미난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간단한 세 가지 원칙만 잘 숙지해도 리조트의 패션 스타로 거듭나기에 충분하니 귀를 기울여 보자. #1 화이트 컬러로 기본을 잡아라!한국 남자에게 ‘화이트 컬러’는 아직 금기의 색이다. ‘빽바지, 빽구두’ 때문에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는 평상시에 화이트 컬러를 시도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든다. 하지만 휴양지에서라면 화이트 컬러는 용서가 된다. 용서가 아니라 권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일단 그 어떤 컬러보다 높은 청량감과 고급스러움은 당신을 세련된 리조트 가이로 만들어 줄 것이다. 반소매 셔츠나 반바지, 티셔츠나 리넨 소재 바지 등 어떤 아이템에도 잘 어울린다. 너무 타이트한 실루엣은 피하고 약간 넉넉한 사이즈로 여유로움을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다. 뭐 묻을
세계의 많은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호이트(Hoyt)라는 성을 가진 아버지와 아들을 소개한 적이 있다. 아버지인 딕(Dick) 호이트는 35년 전 아들 릭(Rick)이 태어났을 때 그가 몸을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릭이 평생 식물인간처럼 살 수밖에 없으니 포기하라고 하였지만 그의 부모는 릭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보통의 아이들처럼 키우려고 최선을 다하였다. 아버지 딕은 자라나는 아들을 지켜보며 비록 릭이 말을 전혀 못하지만 외부와 의사 소통을 하고 싶어한다는 열망을 발견하고 릭이 12살 되던 해에 특수 컴퓨터를 사주어 그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옮길 수 있게 해주었다. 릭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팔과 손을 최대한 움직여 컴퓨터 화면을 통해 아버지에게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적었고, 아버지는 릭을 휠체어에 태워 5마일 경주에 참가하였다. 사소한 것 같은 이 경주가 그들의 인생을 영원히 바꾸어 놓게 된 계기가 될 줄은 그들도 미처 몰랐을 것이다. 휠체어에 앉은 아들을 밀며 달리기 구간을 거의 마쳐갈 때에 딕은 아들 릭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보았고, 아들은 컴퓨터에 다음
구름이 가린무등산의 얼굴을 보아라산정에서 잇닿은 산정의 그 결속굳게 다문 능선과 능선을 마주하고황토벌에 뿌리를 내리지 않았던가 굽이굽이 젖어드는 햇살을 향해돋아나는 잡초들 헤집고밑바닥으로 기며 뻗어나는 덩굴얼룩진 무늬 새기며 커가는 것을 무게로 보나크기로 보나어떤 알맹이가 따를 수 있겠는가굶주린 짐승이라도물고 달아날 수 없는 별빛인 것을 여름밤을 깔고 앉아갈증 재우는 이 목축임이조각난 얼굴이 되어비로소 선명한 빛깔 되는體液으로 바치는 無等山 수박 왜정치하에 있을 때는 냉장고가 없었다. 청량음료수도 귀했다. 그래서 삼복더위가 되면 샘물에 수박을 담가두었다가 잘라먹는 것이 갈증을 푸는 데는 으뜸이었다. 표현의 자유가 없었던 군사독재 시절, 소신껏 글을 쓰다가 자칫하면 끌려가 뭇매를 맞거나 억압을 받던 뼈아픈 표현의 암흑기였다. 민주화 투쟁인사나 데모하던 학생들은 형무소를 큰집 드나들 듯했다. 당시 마침 ‘현대시학’을 주간하시던 고인 전봉건 시인님이 원고를 청탁하기에 몇 편 보내드렸다. 편집 중 전화로 이 시가 출판되면 문제가 생기니 고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개작 발표한 적이 있다. 파란 하늘/ 양지바른 울타리/ 둥지 틀고 앉아/ 울음 짓
자기자본 50% 넘어야 ‘안심 개원’월 수입 800만원 봉직의4년 뒤 개원하려면 매달 500만원 저축해야 페이닥터 1년 차인 김○○씨는 3년 후 개인병원을 열겠다는 확실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며칠전 페이닥터로 돌아온 선배 때문에 의욕을 잃고 있었다. 그 선배는 2년 전 결혼하면서 병원을 열었는데 불과 2년 만에 다시금 페이닥터로 돌아온 것이다. 그의 말은 처음부터 전액 대출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수입이 나오지 않자 대출원금과 이자에 리스비용, 그리고 월세에 높은 세금까지 내고 나면 실제 자기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1백∼2백만원 정도가 전부였다는 것이다. 도저히 신혼 가정을 이끌어 나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김○○씨도 이 선배의 말을 듣고부터 자신의 개원 목표에 대한 꿈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재 개원의 3년 차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선배로부터 치과의사들을 잘 아는 재무 전문가를 만나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개원하려고 할 때 준비하면 이미 너무 늦은 거야. 그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원하는 만큼 하기가 어려워. 하지만 네가 지금부터 3년 후를 목표로 준비하면 나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다. 너한테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것이 가
새로운 또 새롭게 그리고 신나는 아니 신나게 하루를 계획하는 중나도 모르게 권한도 없는 팀파니를 강하게 치고 나니문득 오래 전한 소절 같은 센티멘탈을 심하게 탔던 청춘의 가운데에서꼭 안고 있다가따스한 채로 친한 친구에게 브람스 심포니 4번 2악장을 선물했었던 것을나만 기억하는 것일까? 그리워서 과거가집에 있던 화초를 원장실 작은방먹다가 질려 버려둔 하얀 다기에이식했다 곱게 곱게 그리곤 진상하듯이들을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음악이 흐르는 스피커 위에다 모셨다모시고 나서, 물러나서, 지긋이 곱게 듣고 나 신경 쓰지 말고 기분 좋게 살라고 부탁했다낼 모레쯤이면더 이뻐져 있으리라 믿으며햇살이 더 밝은 쪽으로 옮겨가는 아침에상담하실 분이 있어 갔다 온 사이해가 움직였다 그림자가 그새 그만큼만 변형되었다또 가벼운 이사를 했다 밝은 곳으로웃는다 푸르게 말없이오늘 밤엔 형광등이라도 켜놓고퇴근해야겠다독감이 퍼져있는 빠른 아침에.
동틀녘(6·끝) <1645호에 이어>분이는 자기도 모르게 김철수라는 동무가 인민병원에 구강병원을 차린다는 말에 개정이 나기도 했지만, 옥경이의 배신자적 말이 냉수에 이 부러지고 송편으로 목 따는 것 같이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더욱 분이의 억분을 쏟게 하고 탱기(?氣)를 뻗치게 했다. “옥경 동무는 어더케 김철수 동무를 알았어? 옥경 동무, 주체사상이 삭은 거 아냐?”“내 주체사상이 어데 매서 그래? 금강산 관광특구에 있으니끼, 김철수 동무도 알게 됐고, 관광 총국동무들이 이야기 하니끼, 남조선 치과의사가 온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게 어떳타는 게야! 넌 인민병원에 있으면서 남조선 치과의사가 오는지 가는지 두 모르고 있으니 세상이 어더케 돌아가는지 알기나 하는 게야? 그러면서 내 주체사상이 삭았다고 지껄이니? 정말로 헛튼 수작을 하는 구나야!”옥경이가 너무 발끈하는 바람에 분이는 대꾸할 엄두도 못 내고, 학춤 추려다 뼈도 못 추린 격으로 무르춤해져서 딴소리로 얼버무려 버렸다. “남조선 치과의사들이 언제 와 구강병원을 만든다던?”“인차 올 모양이더라, 김철수 동무와 남조선 치과의사들이 조직하느라 바쁘더라.”옥경이 말을 들어보면 분이가 끌탕
지중해 바다와 올리브 나무숲 ‘환상’가는 곳 마다 유적보고 ‘신화 속으로’ 유럽문화의 주인공인 그리스는 기원전 500년경 아테네를 중심으로 크게 발전했다. 번영의 증거는 아테네 시내곳곳의 유적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현재는 화려했던 고대도시의 일부만 남아있지만 그리스 역사나 신화에 대한 기본지식만 있으면 충분히 황금시대를 연상하게 된다.평지보다 산이 많은지라 한국관광객에게는 특히 편안함을 많이 주는 곳이다. 유적지 이동시간은 버스로 보통 3∼5시간. 지루할 것이라는 우려는 금물이다. 해안과 산악도로로 번갈아 주행하기에 지중해 바다와 올리브 나무숲의 푸르름은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유적지와 함께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섬. 국가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3000여개의 섬은 항공에서 바라봐도 장관이나 사람이 살고 있는 150여개의 유인도에 발을 디디면 복잡한 세상사를 접고 눌러 지내고 싶은 욕망을 분출시킬만큼 아름답다. 그리스 섬과 고대도시로의 지면여행을 떠나본다. ◆역사유적지△고린도=‘사랑은 오래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들었을법한 신약 고린도전서 1
향내를 맡으며 어느 식물에서 채취했다는 작은 병에든 내음 숲을 일으키는 이슬방울이든가 그 꽃들의 목숨을 건 향기겠지 꽃들 중에서 내 눈길을 끄는가시 돋친 장미꽃에서 그 속의 향을 맡으며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나는 보았다한 시대의 여울목을 헤엄치는 물고기 늘 몸을 닦으며 살아와도 비늘 냄새로 지내었다 빛바랜 흙탕물이 되도록 나는 무슨 향내를 피웠으랴 세월이 흐른 다음 또 몸 사뤄 나는 무슨 향내를 이루랴
어버이 수령님의 은혜로 아스팔트길이 생긴 이후, 분이와 옥경이는 매바위봉이나 수정봉에 가서 푸성귀를 따거나 고성항 앞 바다에서 사돌질이나, 옹대이질이나, 쓰레질이나, 낚시질이나 고깨로 바지락조개를 까는 일이 없어졌다. 또 텃밭이 생겨 남새를 심을 수 있어 아침에 부루 쌈을 먹을망정 궁한 기색이 꽉 찬 가년스럽지는 않게 됐다. 풍문처럼 나무껍질을 먹거나 인육을 먹지도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어버이 수령님과 경외하는 장군님 덕분이기도 하고 부르죠아 현대아산의 아스팔트 길 덕이기도 했다. 그래도 투철한 혁명사상으로 무장한 옥경이는 부르죠아 현대아산이 아스팔트길을 깔았을 때, 헌머리에 이 꼬이고, 개털에 벼룩 끼듯이 의심 많은 여우마냥 옥경이는 속을 끓이며 투덜거렸다.“남조선의 현대아산 말이야. 강한 게 약한 거 잡아먹는 승냥이 법칙 같은 거 아냐?”“어버이 수령님께서 하신 일인데 무슨 승냥이 법칙이야! 승냥이 법칙이라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앉아 있갔어? 수정봉이다 고성 앞 바다나 톺아 다녀야 할 판인데.” 분이는 옥경이의 옹골찬 혁명사상을 제끼고 싶어서 억 벌로 어깃장을 놓았다. 매바위 고개에는 두개의 길이 있다. 즉 우리 공화국 인민이 만든 한길과 남조선 부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