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소리를 깐다 멀어서 기 일 게 가까워서 짧게 끝마디 풀어져 외딴섬 나를 감돌며 흐르는 강줄기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갑자기 찾아온 입동 한파 거실의 차가운 침묵 속에 갇혀 도망갈까 붙들고 있는 꿈들로 뒤척이며 잠 못 드는 시간 누가 알까 지금도 말 못 하고 숨겨둔 일들 마지막까지 매달린 단풍처럼 눈앞에 선명한데 가슴 안에 가두었으나 먼 곳에 있는 사람 차가운 유리창 곁에 서서 달빛 희미한 밤을 꼬박 새우네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바늘귀에 실을 꿰어야 찢어진 두 폭을 꿰맬 수 있는데 구멍이 작은지 실 굵기가 큰지 그리 쉽지 않다 어두워진 눈 탓일까 찢어지고 갈라진 곳 이런저런 곳을 꿰매려면 작은 바늘귀에 굵은 실은 어려운 처방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굵은 실로 휘감은 실꾸리 얼마나 겉을 발라내고 속을 비워야 가느다란 실이 되는 걸까 세월이라는 비만으로 때가 끼어 두꺼워진 실타래 실패*에서 풀려도 봉합은커녕 바늘귀 꿰지 못하고 있다 *실을 감아두는 작은 나무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맛이란 참 이상도 하지. 계란 푼 라면보다 스프만 끓이는 라면이 더 맛있다. 나름의 식성이라지만 간짜장이나 삼선짜장보다 그냥 짜장이 맛있다. 그만 화장을 지운 옆 사람 얼굴처럼 맛있는 건 뒤에 먹는 법, 등심 먹고 나서 된장찌개에 밥 먹듯, 가장 싼 것이 가장 맛있다. 재료가 귀해서 비싸지. 싼 것은 맛없어서가 아니라 흔해서 그 런 걸. 곁에 있는 사람 떠나면 그때 그 맛 알게 되는 것처럼 자리 없는 식당에서 식탁을 혼자 차지하기 눈치 보이거든 주문 먼저 하고 앉 아라. 차림표 가지고 오기 전 그 집 맛이 최고란 걸 행동으로 보여라.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 들고 있으면 더욱 좋다. 표정이나 몸짓으로 전하게 되 는 사랑처럼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
당신에게는 무심해서 탈색되었을지라도 혼자 걸었을 곳의 흔적 나의 눈에는 가득히 보입니다 오늘은 무수한 별들 감싸고 있는 숨결을 속에 담아 두려 나도 혼자 길을 걷습니다 속으로 깊숙이 숨 들이키면 여전히 포근하고 따스한 호흡 심장의 피를 순환시키고 있습니다. 멀리 계신 탓에 보이지 않는 모습 당신이 걸었을 거리 텅 빈 공간에 숨결은 여전히 달무리 되어 가득합니다 가느다란 하늬바람에도 흔들리나 무심해서 사라지지 않는 다정한 이여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부드러운 솜으로 줏대 없이 대해드릴까 뾰쪽한 송곳 되어 고집 힘으로 찔러도 될까 솜도 송곳도 때에 따라 필요하지만 불타는 마음은 화상 흉터로 성형해도 흔적 남듯 솜이 송곳이 될 수 없고 송곳이 솜이 될 수 없는 것은 태어남이 본래 그런 걸 부드러운 솜이나 단단한 철이나 서로 피운 불길 닿지 않도록 멀리 있어만 주자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낮고 약한 자들의 소원 슬퍼하거나 침묵하기만 하면 그곳에 다다를 수 없다 산과 들을 점령한 바람에게 가느다란 깃발을 들고 함성으로 항거하는 손짓 겉으로 넘어지는 모습이지만 속에서 분노하는 소리는 흔들려야 꺾지 못한다 작은 숨결로 몸부림치는 한 숨죽여 산 이들은 바람도 피해서 간다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달빛은 강물로 흐르고 별들은 강둑에 내려와 놀란 풀벌레 조잘대는 소리 들킬세라 숨어 핀 야생화 눈동자 어느덧 밤은 가고 조각달도 서산에 지는데 바람이 다독거리는 손길 속으로 불러보는 이름 석 자 님이여 지금 어디 계시나 초저녁 구름이 떨어뜨린 이슬 새벽 별빛에 깨어나 반짝이는데 오가는 이 없는 곳 속절없는 기다림만 아득해지네 바람결에 가시다 들리러 오실까 그 자리 그대로 기다린다면 그 사람 언젠가 오시기는 할까 한밤을 침묵하는 야생화 사랑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아는가 입 코 눌러 숨 못 쉬게 하는 생각만 해도 질식하게 하는 젖은 그리움의 무게를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스치는 바람에 가을이 뒹구는 거리 통풍을 앓고 있는 나무 위 수척한 11월 창백한 낮달이 걸렸습니다. 한두 보름이면 갈 길도 끝나는지 바람이 휘돌아가는 골목길 입구 외국어 간판 구멍가게 앞 키 작은 나무는 어깨를 낮추고 한동안 뜸한 사람들을 오늘은 혹시나 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길 밖에 내놓은 찐빵 솥 수증기만 저녁나절 혼자 무료를 달래는데 단풍은 시들고 노을은 물들어 귀가를 서둘라 알리는 시간 낮달도 서역 하늘로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지나가는 바람이 슬쩍 쓰고 간 하얀 모래 위 옛사람 이름 석 자 밀물이 서둘러 부질없는 글씨라고 뭉개버렸다 밀물 썰물 없는 가슴 속 온종일 너울만 높은 파도 이름 한 자 제대로 지우지 못한다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
안국역 가는 인사동 끝나가는 길 여기쯤이라는 다실 부근까지 구경 삼아 걸어와 뒤돌아보니 이만하면 됐다 길손 속에 끼어 이런저런 구경하다 길 끝 이만큼에서 잠시 멈추고 서 있는 일이 어디 흔하랴 지나오며 만난 이에게 눈인사 없어도 아직 길은 조금 남아 있어 여기쯤에서 뒤돌아보는 이곳 생각 없이 그냥 좋다 정재영 원장 -《조선문학》, 《현대시》 -한국기독시인협회 전 회장 -한국기독시문학학술원 원장 -국제펜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특별위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장로문학상> <총신문학상> <중앙대문학상> <현대시시인상> <미당시맥상> <펜문학상> 수상 -《흔적지우기》 《벽과 꽃》 《짧은 영원》 《소리의 벽》 《마이산》 등 15권 -《문학으로 보는 성경》 《융합시학》 《현대시 창작기법 및 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