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려놓고 미련 없이 떠나겠다.’ 유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주 외쳐대는 말이고, 저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혼잣말로 해보는 소리입니다. 무욕과 무소유는 샹그릴라(Shangri-La)로 가는 특실 티켓과 동급으로 생각을 하고, 실천 없는 허언만 가득한 사람들도 갈수 있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광주'라는 이정표가 보이는 도로를 달리다보면, 저 멀리 어깨처럼 너른 산 하나가 보인다. ‘등급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고귀함을 담은’이라고 설명되는 무등(無等)산이다. 무등은 ‘등급도 차별도 없다’는 뜻이기도 한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평 공정한 대접을 받기…
몇 해 전 보름달 사진을 찍어서 올렸더니, 댓글에 스타워즈의 데스스타가 연상된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너무 또렷한 사진 속에 나타난 음영이 괴기스럽게 생각되었겠다 싶더군요. 추석뿐만 아니라 설 같은 명절의 의미가 점점 밋밋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삶의 여유를 잃어가고 있고, 잊혀지고 놓치는 것…
갑작스레 내려준 소나기는 연인을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시키기도 하고, 교과서 속 순수했던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해줍니다. 사진은 '그 곳'에 '그 순간' 존재하는 것을 촬영해내는 작업입니다. 그러면 촬영자가 아닌 감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진은 어떠한가요? 사진의 힘은 촬영자와 감상자가 같은 시…
늘 하던 대로 생각에 빠져서 늘 하던 같은 속도로 걷다가 삐끗, 발목이 시큰거릴 때에야 비로소 지루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평안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만들어 내는, 우연(偶然). 평범함이 가장 편하고 귀한 것임을 일깨워주는 우연은 늘 환영합니다. 고착되어버린 치열함으…
“부자 되는 골드 해바라기, 재물운, 금전운, 풍수그림”이라는 광고를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황금색 꽃잎이 재물을 상징하여 걸어놓으면 집안 풍수에 좋다고 하는....... 해를 마주보며 따라 도는 꽃이라는 의미로 그 이름을 얻었습니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
그 순간, 그 곳에 있어야만 가능한 작업이 사진입니다. 주말에야 겨우 여유로운 출사가 가능한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마음에 드는 장면을 마주하여 사진으로 담아내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특별한 소품을 마련하거나 좋은 조명을 갖춘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해보는 경우는 일 년에 고작 몇 번의 기회밖에 없습니다…
달콤함과 쌉싸래함을 동시에 품은 듯, 질투와 관용 사이에서 줄을 타는 듯, 불같은 열정과 차가운 이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 가려는 듯, 꽃잎의 보이는 표면은 붉은색인데, 그 이면은 흰색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육종된 'Love'라는 이름을 가진 장미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언제였을까? 처음 자전거를 타보았을 때가? 작은 냇가 얕은 물속을 잠행하며 그 밑바닥에 놓인 돌 하나를 들어내듯,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기억 하나가 깨어난다. 일깨워진 기억의 편린은 묶여있던 순간들을 연쇄적으로 감작시킨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이야깃거리에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순간이다. 현실은…
꼭두각시놀음은 남사당패의 주요 레퍼토리였다고 합니다. 사, 오십대 이상인분들은 6시 땡~ 하면 TV에서 방영되던 인형극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인형은 아주 간단히 양말에 단추로 눈을 달아서 만들기도 하고, 목각으로 정교하게 제작하여 철사와 줄을 매달아 조종을 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만들든 그 인형을…
“강호에서는 무조건 가진 능력의 서푼을 숨겨야 한다. 모든 것을 드러내면 빨리 죽기 십상이다. 상대가 알고 대비책을 세우기 때문이다.”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최고의 능력치를 가진 주인공을 보통 [먼치킨] 이라고 부릅니다. 복잡한 사건도 단순 명료하며 통쾌하게 해결해버리는 소위 사기캐릭터이죠. 그…
진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재해석과 복고와 향수가 주목받는 세상입니다. 펜데믹의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위축된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터이지만, 익숙했던 것들과 이미 가지고 있던 것들에서 새롭게 발견해내는 기쁨이 크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꼭 과거의 것들을 발굴하여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