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지천에 널린 꽃이라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시멘트와 오염수로 인하여 마을에서는 설 땅을 잃고 점점 산중으로 밀려나는 처지가 서글픕니다. 예쁘다 보고가기만 해도 좋으련만, 자기 사진만 남기고 짓밟아 버리는 비양심은 이제 그만. 질투는 당신의 힘이 되지 못합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
시샘하듯 눈이 내려도 봄을 막지 못합니다. 낮은 계곡에는 아직 두꺼운 얼음이 얼어있어도 높은 골짜기에 햇살과 따뜻한 기운을 가진 바람이 스며들면,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꽃들은 머리를 듭니다. 혹시라도 밟지 않으려 조심조심 발밑을 살피며, 이제 막 녹기 시작하여 졸졸 물소리를 내는 청량한 계곡을 거슬…
이른 봄 깊은 산 계곡에 몸을 납작 엎드려야만 볼 수 있는 야생화들이 아직 남아있는 겨울 추위 속에서도 서둘러 꽃을 피워내는 것은, 생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절박함이고, 냉혹한 약육강식에 대처하는 방편입니다. 노루귀, 바람꽃 등 야생화들은 그 낮은 몸뚱이로는 봄 여름날 큰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넓…
개울에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갯가에 얽혀있는 버들강아지는 단단한 겉껍질을 벗고, 보송보송한 솜털로 봄 마중을 시작합니다. 수수한 암꽃을 유혹하려함인지, 수꽃은 붉고 노랗게 화려한 막대사탕 모양의 꽃을 피웁니다. 버들개지라고도 불리며 장마철 홍수에 가지가 부러지고 찢겨서 물길 따라 떠내려가다…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걷는다면, 늦은 저녁 야경까지 서울에 있는 4궁 1묘(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를 하루에 모두 출사가 가능합니다. 우여곡절이 많은 경희궁까지 합하면 5궁 1묘가 되어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여타 규모가 작은 것들까지 합하면 서울 시내에는 꽤 많은 궁궐이 있습니다. 궁(…
저 위에 오르면 무엇이 있을까? 저 위에 앉으면 무엇을 보게 될까? 내 소망과는 다른 것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내 의도와는 다른 방향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옛 시간에 안주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몸짓으로는 계속 미끄러지기만 할뿐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거나, 보이지 않는 것을 얻고 싶을 때에는…
피사체는 흔들려도(‘모션 블러’라고 함) 그것을 촬영하는 카메라 유저는 흔들림(‘핸드 블러’라고 함)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좋은 카메라와 더불어 튼튼한 삼각대가 필요합니다. 튼튼한 삼각대는 바람이나 걸림에 쉽게 넘어지지 않아서 비싼 카메라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런데 삼각대를 쓰기…
일상에 길들여져 바쁜 척 외면하는 느리고 무심한 시선으로 시작하는 아침. 어제와 똑같은 하루는 없으며, 자연계에는 늘 생존을 위한 치열함이 가득하지. 우렁찬 굴림으로 무한의 시간을 지배하며 광대한 무대를 쉽사리 보여주지 않는 이 행성에서, 우리는 스치듯 지나치는 여행자 조약돌 같은 추억을 담아가…
80년 전후를 사는 사람은 1분에 12~15번 정도 숨을 쉬고, 10여년을 사는 개는 100번 정도 숨쉬기를 한다고 하고, 250년을 사는 거북은 1분에 겨우 3번 호흡을 한다고 합니다. 숨을 들이마시는 시간을 천천히 하고, 들이마시는 시간의 두 배 정도로 더 천천히 내뱉으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없애고, 산소를 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대령하라.”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요리를 대령하라.”는 상반된 명령에 지혜로운 노예 이솝은 두 번 모두 소의 [혀]를 쟁반 위에 담아내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말인 감언이설과 가장 듣기 싫은 고언을 모두 낼 수 있기에, 혀만큼 맛있다가도 입맛 떨어지게 하는 것이…
이른 아침부터 부모님과 마을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난 후, 햇살이 좋은 날에는 논 가운데 볏짚 속을 파고들어 숨바꼭질도 하고, 공터에 오징어를 크게 그려 놀기도 하고, 나이 먹기 가위바위보 놀이도 했지요.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벙어리장갑이 다 젖도록 눈사람 크게 만들기 시합을 하고, 편을 갈라 눈…
‘Seoul Snow Jam’ 이라는 대회가 2009년에 열리면서, 광화문 광장에 13층 높이의 스노보드 점프대가 건설되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경기이니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지요.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당시 많은 국민들과 언론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