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딸애 때문이다. 이 아이에게 나는 이따금씩 이렇게 묻는다. “너 요즘 행복하니?”하고. 그러면 딸애는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예, 행복해요. 아빠!” 오늘도 물었다. 그리고 밝게 웃으며 답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예, 행복해요. 아빠!” 참 신기하다. 이 아이는 매번 거의 똑같은 대답을 한다. “예, 행복해요. 아빠!” 늘 그렇다. 이유도 우습다. 아주 단순하다. 맛있는 것 먹어서, 선생님께 칭찬 받아서, 재미있는 책 읽어서, 아프지 않아서, 엄마 아빠가 있어서…. 뭐 이렇다. 사실 우리 집은 여러모로 궁핍하다. 집도 좁고, 텔레비전도 작고, 아이들 방도 없고, 책상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교회를 개척하는 바람에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월 용돈 사천원으로 살게 하고 있다. 아이들을 보면 늘 미안하고 애비로서 죄스런게 사실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참 좋은 축복을 주셨다. 아이들에게 ‘행복을 보는 눈’을 주셨다. 작은 것 속에서 기쁨과 즐거움의 제목들을 발견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선물로 주셨다. 오늘도 딸애는 한 아이의 집에서 초대를 받았다고 행복해 했다. 하룻밤을 같이 자기로 했다며 즐겁게 뛰어갔다. 난 이
moduya@kornet.net 안녕하십니까? ‘작은 치과의사회’에서 인사드립니다. 작은 치과의사회는 고양, 파주시에 있는 20여명의 치과의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회에서, 특히 치과 분야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자는 것이 원래 모임의 목적입니다. 현재는 97년부터 매 주 토요일 오후에 가정에 있는 장애인들(주로 학생 연령, 자폐, 정신 지체, 뇌성 마비)을 대상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치과 신문이나 잡지,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분들이 장애인 치과 진료에 많은 노력을 쏟으시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장애인 진료를 개인적인 봉사 차원에서가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에서 접근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인 배려와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찬성하는 바입니다. 사실은 작은 치과의사회의 주장이 그것입니다. 4년이 넘게 장애인 진료를 한 것도 정부에 정책을 건의 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서 입니다. 치협이나 건치에서 장애인 치과 진료에 대한 정부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치과계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들었습니다. 토론회에도 참석해 보았는데 아직 뚜렷한 의견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너무 포괄적으로
얼마 전 퇴근후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내와 딸아이가 평소와는 달리 TV 화면에 열중하고 있었다. 화면은 얼핏만 보아도 TV 프로그램이 아니라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온 영화의 한 토막임을 알 수 있었다. 한 아이가 학교에 지각하여 선생님께 야단맞는 장면부터 보게 되었는데 이후로 나도 귀가후의 할 일도 잊은 채 화면 속으로 몰입하게 되고 말았다. 간만에 일렁이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영화의 제목은 이 글의 제목과 같고, 감독은 처음부터 안 봐서 이름을 잘 모르지만 아마도 이란 사람인 것 같다. 이란 아이들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인 그 아이는 오후반에 다니는데 지각을 한 이유는 오전반인 여동생과 낡은 운동화를 교대로 신고 등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동생의 구두를 오빠가 잃어버린 이후로 두 남매는 오빠의 낡은 운동화를 교대로 신기로 하였었다. 월세조차 몇 달째 밀려있는 가난한 부모에게는 차마 새 신발을 사달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러던 중 여동생의 잃어버린 분홍구두를 신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곤 그녀의 집에까지 미행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맹인 고물상이었다. 구두를 돌려달라고 말 못하는 여동생 자라…. 영화의 스토리는 오빠가 여동생에게 새 신발을 선물할 기회를 준비해
“여보, 자동차 키는 뽑았어요?", “라이트 끄세요.", “도어는 올렸어요?"…. 요즘 운전 중에 아내의 훈수가 부쩍 많아졌다. 내 건망증 때문이다. 난 이따금씩 자동차 키를 뽑지 않고 문을 닫아서 발을 동동 구르곤 한다. 라이트를 켜 놓고 주차했다가 배터리가 나가서 정비소 사람을 불러 긴급충전을 하기도 하고, 비오는 날 문을 열어놓았다가 시트를 흠뻑 적시기도 하고, 시동을 끄지 않은 채로 기름을 다 날리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이제 아예 아내가 직접 챙기는 모양이다. 할말없다. 내 건망증은 좀 심각하다. 비오는 날 우산을 가지고 나가 빈손으로 오는 것은 기본이다. 앉았던 곳에 책이나 핸드폰 따위를 놓고 오는 일도 다반사다. 자주 쓰는 전화번호나 물건을 잊어버리고 허둥대는 일도 허다하다. 심지어 잊어버리고 나간 물건 때문에 들어왔다가 무엇을 가지러 왔는지를 기억하지 못해서 그냥 나간 적도 있다. 몇 년 전에는 이사를 한 후 전입신고서를 작성하는데 갑자기 아내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필름이 끊긴 것이다. 그래서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 이름이 뭐지?", “???……" 아내는 눈만 껌뻑였다. 이런 것들은 개인생활이니 내가 고생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ssdental@hanmir.com 치협 홈페이지에 대해서 먼저 동네치과 홈페이지 운영자로서 삼가 존경과 경하를 보냅니다. 늘상 들락날락 편안한 마음으로 다니다 보니 우리집이 얼마나 편하고 아늑하고 좋은 것인지. 사실 잘 몰랐었는데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홈페이지에 들렀다 오니 우리집은 대궐이요, 궁궐이요, 자신만만한 만리장성 같아 보입니다. 정말로 치과의사로서 또 사이버 월드에 관심있는 네티즌으로서 우리 치협 홈페이지가 이처럼 대범하게 정보를 오픈하고 또 다른 네티즌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다시한번 치협 홈페이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아무쪼록 범의료계를 대표하는 홈페이지로서 거듭나고 발전하도록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더 노력하고 치협 회원의 중지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비록 공개적인 홈페이지는 대단하지 않더라도 의사협회, 약사회에서는 회원전용의 별도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을 결속시키고 회원들을 집중시키는 대단한 조직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치협도 사이버 공간에서 별도의 조직을 활성화하여 전체치과계의 신경망을 구축하여 치과계 조직을 체계화하고 공고하게 하여야 합니다. 천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장애인 먼저 실천중앙협의회가 함께하는 장애인 구강보건증진 공동캠페인의 일환으로 청주 장애인 특화교도소 교화 방문이 지난주에 있었다. 평소 이 캠페인에 관심이 많았고, 때마침 사랑나누기 치과의사모임에서 장애인 재소자들의 구강검진을 한다고 하여 검진팀의 일원으로 행사에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 TV 드라마 등에서 피상적으로만 보던 교도소의 내부를 들어가본다는 것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기회였고, 의료혜택에서 다소 소외된 ‘장애인 죄수"들의 검진이 예비 치과의사로서 한창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임상을 배우고 있던 나에게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매일 판에 박힌 생활에 답답해 하고 있던 나에겐 어떻게든 서울을 벗어나고픈 욕구 또한 컸기에 환자와의 약속도 미루고 선뜻 따라나서게 되었다. 5월의 소망재활원의 중증 장애인 어린이 방문에도 참가했던 터라 외부 방문이 그리 낯설진 않았다. 버스를 타고 두시간, 후덥지근한 날씨를 체감하며 버스에서 내리니 굳게 닫힌 녹색 철문과 높은 경비탑이 눈에 띄었고 비로소 교도소에 왔음이 실감났다. 휴대폰을 맡기고 여러 철문을 거쳐서 강당행사장에 들어서니 푸른 죄수복과 흰 운동화
일전에 한 여자 교우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목사님! 절 위해 기도 좀 부탁드려요. 기도제목조차 차마 말씀드릴 수 없어요. 너무나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냥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겨주시기를 기도해주세요. 원인도 알고 결과도 알고 어떻게 해야 되는 지도 다 알아요. 제가 나쁘다는 것도 알아요. 돌이켜야 되는 것도 알아요…. 그러나 문제는 제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전 어찌하면 좋아요….” 내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무슨 죄일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제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표현이었다. ‘원인도 알고 결과도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다 아는데...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난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겨주시기를 기도했다. 이 여인의 사연을 대하면서 한 신문 기사가 떠올랐다. “여중생을 성추행 하려던 미군이 덜미를 잡혔다. 정부는 그들의 만행에 즉각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조사에 나섰다. 여론이 들끓었다. 미군 당국은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역주둔 사령관과 총영사가 공개 사죄했다. 미국대사가 외무 당국자를 방문해 공식사과 했다. 주둔 미군 전원에 무기한 야간통행금지령
“뉴스위크 어떻게 된 것입니까?” drcby@chollian.net 중앙일보 미디어 인터내셔널 대표이사 김영희 이름으로 공문이 왔었습니다. 뉴스위크 한국판을 한달간 4회 무료로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내용 중에 “부득이 구독을 원치 않으실 경우 협회나 폐사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협회 정책 홍보 사업을 하면 이런식으로 글을 써도 되는 겁니까? 참 황당했습니다. 누가 보내라고 했습니까? 누가 누구한테 전화하라는 얘깁니까? 치과의사들이 그렇게 한가합니까? 아니면 그렇게 편하게(?) 보입니까? 이렇게 적어야 상도리가 아니겠습니까? “불쑥 이렇게 연락을 드려 죄송합니다. 받아보시고 맘에 드시면 저희가 전화주실 때에 정기 구독 부탁합니다.” 라고.( 나도 정말 한가합니다.!!!) 도대체 헷갈립니다. 누가 파는 사람이고 누가 사는 사람인지? 밑에 보니까 공보위원회 이름도 보이는 군요. 최소한 회원들한테 공문을 보내게 허용을 할 때에는 사전에 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의사표현 없으면 구독거절로 간주” 치협 공보위원회 선 중앙일보를 통한 협회정책 홍보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회원님들께 혼란과 불편을 초래한데 대해 정말 송구
누구나 아련한 추억속에서 떠올려지는 초등학교 시절의 선생님이 한 분쯤은 계시겠지요. 나의 경우는 지리산 골짜기 한 초등학교 시절 4학년 때 담임이셨던 ‘권병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것은 그 분께서 우리와의 첫 대면에서 들려주신 몇 가지 잊혀지지 않는 말씀 때문입니다. 33년 전 그것도 철부지 어린이였던 때 들었던 얘기를 기억한다는 것이 믿기가 어려워 설마 하는 의구심을 갖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간추리긴 했어도 전혀 꾸밈은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그때 첫 수업을 ‘인연’이라는 주제와 함께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군대에서 포병으로 계시면서 표적지에서 깃발을 흔드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얘기를 칠판에 그림을 자세하게 그리시며 설명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사람이 지나가다 옷깃만 스쳐도 전생으로부터의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는 불가의 얘기를 그때 처음으로 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었는데, 우리들과 선생님의 첫 만남을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자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음에는 영국의 유명한 정치가였던 ‘처칠’ 수상이 초등학교 때 쓰던 책상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채로 보존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시면서
“엄마 나 최우수상 탔어요.” 학교에서 돌아오는 딸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내와 나는 뛰어나가 자랑스런 딸아이를 환대(?)했다. 딸애는 책가방에서 큼지막한 상장을 꺼내 보였다. ‘교내 글짓기 대회 최우수상’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여간 기쁘지가 않았다. 그 정도 가지고 뭐 그렇게 호들갑이냐고 핀잔할 지 모르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아이는 태어나면서 병치레가 많았다. 수술도 많이 받았고 이런저런 치료를 계속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몸이 약하다. 아내와 나는 이 아이를 보면서 늘 맘 아파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며 공부를 잘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학능력이 그렇게 뛰어난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수학은 영 질색이란다. 다행히 우리는 이 아이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였다. 문학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유독 좋아해서 책 읽는 것을 제일 즐거워했다. 입학 전에 시를 몇 편 썼는데 메타포를 사용하는 게 제법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그래 이것저것 하는 것 보다 한가지를 잘하면 돼. 한가지만 집중해서 일등하도록 하면 되지 뭐….’ 그 뒤로 가능한 한 책을 사줄려고 힘써왔다. 형편이 닿지 않는
“장애유아학교의 구강검진 계획은?” yslsb@chollian.net 저는 부산에서 개원하고 있는 중년의 치과의사로서 장애영유아 충치예방사업에 대하여 문의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수년간 부산 남산동 소재 은혜학교란 장애유아 학교에 구강검진을 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정작 필요한 것은 치료인데, 은혜학교의 담임선생님께 장애영유아의 구강상태를 설명, 기록만 하는데 회의를 느꼈습니다. 학교측에서는 계속 구강검진을 해주기를 원하나 치료가 수반되지 않는 lip service만 하려니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또 한편으로는 서글퍼서 이번부터는 정중히 사양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간혹 학부형이 입회하여 보호자에게 설명할 때는, 어느 정도는 환자에게 치료까지는 못하더라도 설명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자부하였으나 담임선생님에게 한사람 한사람 설명 기록할 때는 “이게 아닌데….”하는 회의를 느꼈습니다. 또한 초기에는 근처의 개원의에게 보내기도 하였으나, 사실 장애유아를 치료한다는것이 보통의 희생정신으로도 하기가 힘든 것이라, 소개할 때마다 미안함을 느꼈고 심한 경우에는 저의 병원으로 데려와서 치료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이 사업에서 장애학교의 구강검진 계획은 들어 있는지? 만약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