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서 SNS는 소식의 창구이다. 연락을 하지는 않는 지난 인연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민망하지 않은 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나에게 있어 SNS는 학창시절 때부터 빠짐없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초등학교때는 버디버디, 중학교때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고등학교 때는 페이스북, 그리고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는 인스타그램까지 언제나 함께였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나이기에 SNS를 멀리할 이유가 없었다. 방과 후에 집에 와서는 가상의 세계에서 다시 그 관계를 이어 나갔다. 재미있는 사진이 있으면 업로드하고 서로 웃었으며, 심지어는 몇몇 친구들과 공용 다이어리를 쓰기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런 내가 나이가 든 걸까, 최근에 급격히 SNS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광고와 과다한 정보들이 마냥 유쾌하지는 않다. 특히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강조되는 SNS 특성상, 주변인들이 어떤 ‘감정’으로 지내는지를 공유하고 공감하기보단 ‘어떤 멋진 일’을 하는지만 자극적으로만 다가온다. 게시글을 업로드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감정을 공유하기보단,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리기 바쁘다. 재미있는 얘기를 친구와 나눈 적이 있다.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의료윤리라는 분야가 의료인들이 착하게 행동하도록 이끄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재하는 내용을 보면 의료윤리는 그런 내용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의료 상황에서 모두에게 적절한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 의료윤리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결국 의료윤리가 의미 있으려면 학생들과 의료인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
바람에 흐느끼는 게 오직 너뿐이더냐, 이리저리 흔들리다 하얗게 잊힘에 애태우지 말라. 거세게 몰아치던 비바람에 한 번, 크게 일렁이던 차디찬 기운에 또 한 번, 사방으로 내리박아 울퉁불퉁 튀어나온 뿌리의 숫자만큼 겪어내야 하는 시련에 나도 아프다. 몸통은 뿌리 따라 매였어도, 춤춰보자 덩실덩실 잔가지 흔들어 보련다. 휘파람 파랄랄라 마른 이파리라도 비벼보련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거칠게 갈라진 살갗은 훈장을 삼고, 비어가는 심자리는 맑은 향기 가득 채워 새들에게 내어 주리라.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2022년은 갱년기로 보냈다. 직접 겪어본 갱년기는 심각한 번 아웃 내지는 급격한 노화와 같은 것이었다. 갱년기가 세냐 사춘기가 세냐,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내가 겪은 바로는 갱년기가 그렇게 쉽게 볼 대상이 아니었다. 연말이 다 되어서야 겨우 기운을 차리고 산적한 일들을 처리하였다. 다행히 갱년기 증상들은 많이 사라졌다. 아침에 활기차게 집을 나서면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음을 느끼고 있다. 치료 계획을 세우면서, 임플란트의 위치와 각도를 잡으면서 임상가로서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끼고 있다. 갱년기를 겪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 갱년기를 통해 노년의 삶을 살짝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갱년기 기간동안 노인 환자에 대해 많이 생각하였다. 노인 환자에게 치과 치료는 매우 어려운 일임을 알게 되었다. 거동도 불편하고 귀도 잘 안 들리고 사고력과 기억력도 쇠한 노인에게 치과 치료를 받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만성 통증과 우울로 지쳐 있는 노인에게는 입을 벌리고 고개를 돌리는 등 치과의사의 단순한 지시를 듣고 이행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치료에 대한 상담을 이해하고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노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치과용 탄성고무 인상재는 크라운과 브릿지 뿐만 아니라 임플란트 보철과 같은 최적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보철물 제작에 필요한 인상채득에 사용된다. 시중에는 폴리비닐실록산(PVS)으로도 알려진 부가 중합형 실리콘, 그리고 축합형 실리콘, 폴리이써 및 폴리설파이드의 네 가지 유형의 탄성고무 인상재가 판매되고 있다. 탄성고무 인상재는 점도에 따라 퍼티(putty), 고점도(heavy body), 중점도(medium body) 및 저점도(light body)로 구분된다. 퍼티 유형은 염기와 촉매가 들어 있는 두 개의 용기로 제공되고 있으며, 나머지 점도는 분리된 두 개의 튜브에 각각 베이스 성분과 반응촉진제가 포함된 성분으로 나뉘어 혼합되어 있다. 가. 인상재의 종류 및 특징 1) 부가중합형 실리콘(Addition silicone) 고정성 보철물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상재다. 공급 방식은 점도에 따라 extra-low,
어처구니가 없다.... 정확한 어원은 알 길이 없으나,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어 먹으려는데, 맷돌의 손잡이(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에서 유래를 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설은 궁궐이나 성문 지붕에 올려지는 동물 모양의 토우를 가리키는데, 지붕의 마무리로 토우 올리는 걸 깜빡했을 때 하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너무나 엄청나거나 뜻밖이어서 기가 막힌다.”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오늘 사진의 어처구니들은 창덕궁 돈화문 지붕 위의 토우(잡상)들입니다. 잡상은 숫자가 많을수록 건물의 등급이 높았다고 하는데, 궁이나 관련된 건조물에만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11개까지 올렸다고 합니다. 잡상의 역할은 화재를 막고, 잡귀로부터 건물을 보호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토우들은 제각각 이름과 놓이는 순서가 있는데, 처마 끝부터 대당사부(삼장법사), 손행자(손오공), 저팔계, 사화상(사오정)입니다. 잘 알고 계시는 서유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로, 중생을 구원하기 위하여 고난의 길을 가는 삼장법사 일행을 형상화한 것이죠. 그 뒤를 마화상, 삼살보살, 이구룡, 천산갑, 이귀박, 나토두의 순으로 배치했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임금이 거처하는 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나 하늘을 올려다보는 세상이나 매한가지인데, 땅에서는 왜 이리도 조급해지는 것일까? 왜 높은 곳 뾰족한 곳에 오르려 할까? 저 아래 내가 속한 세상을 잠시 벗어나 하늘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오밀조밀 장난감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부질없어 보이는 작은 점들이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새처럼 날고 싶었던 ‘순수’한 바램은 이카로스의 추락과 함께 박살나버린 것일까? 미지의 세계를 향해 꾸었던 그의 열망과 꿈은 쉽게 날아오르게 된 후예들에게 남아있긴 할까?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연말이 ‘순삭’되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평소대로라면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연말의 분위기에 흠뻑 취했을 시기지만, 지난 5월에 태어난 아들이 처음으로 크게 아파 대학병원에 입원을 하는 바람에 올해는 연말을 만끽할 틈이 없었습니다. 아기가 아플 때 아내는 지옥을 겪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고열에 힘들어하는 아기가 엄마 껌딱지가 되어 신체와 정신의 고통을 동시에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몸으로 놀아주기 전문인 아빠는 ‘애비월드’를 잠시 휴업하고 다른 쓸모를 찾아야 합니다. 입원한 아기와 한 명만 허용되는 보호자의 빨래 등 각종 허드렛일을 하고, 밤새 아기를 안아 재우느라 녹초가 된 아내와 주간 시간에 잠시동안 교대를 해주는 것입니다. 아내가 잠시 쉬러 간 사이 담당의 회진 시간이 되어 밤사이 아기의 변화를 비롯해 평소와 다른 점을 설명하는데, 저도 모르게 울컥하며 목소리가 떨립니다. 아기를 처음 응급실에 데려와 라인을 잡고 입원시키기까지의 모든 속상한 감정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듯한, 묘한 느낌입니다. 이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쿨하게 대답하고 떠나버리는 담당 교수의 뒷모습이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같은 병실 장기 입원 아동의 보호자는 무뎌진 것인지, 의료진과 몇
작년 11월에 약간 큰 규모의 과제를 도전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진행하는 과제들도 많이 버거운 상황인데다가, 신규과제를 준비할 시간도 많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이런 고민을 하였습니다. 조금 적당히 하면 어떨까? 여기서 뭔가 더 해야 될까? 여기서 만족하고 멈추는 것은 안될까?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은 욕망이었습니다. 능력이 부족해도 더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실패해도 도전하고 싶다는 결정으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결국 2차 발표까지 하였지만 최종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그 주에 잠을 줄여가며 밤을 새는 경험을 하고, 아주 탁월하게 완성도를 최대로 올리지는 못했지만, 한계 내에서 할 수 있는 정도로 열심히 한 것(최선이라는 말은 제가 쓰기가 꺼려집니다) 자체에 상당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12월에도 제가 창업한 법인의 대표로 창업경진대회 발표도 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것에 도전하겠다고 하면 이후에 시간을 많이 쓰게 됩니다. 게다가 해외 출장도 있어서 정신이 없었지만, 안 하였을 때의 후회가 더 클 것 같아서 도전을 역시 해보았습니다. 물론 수상 과제 순위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제 새해 1월이 되면서 그동안 한 연구과제들의 보고서 제출 기한들이 다
상나라의 제후국이었던 주나라의 무왕이 상나라 주왕을 멸하자,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형제는 신하가 어찌 천자를 토벌할 수 있느냐며 주나라의 곡기를 거부하고, 수양산에 숨어 고사리를 캐어먹고 지내다 굶어 죽습니다. 대의명분을 지키기 위해 죽음과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김상헌과 살아야 대의명분도 지킬 수 있다는 최명길의 주장은 왕실과 종묘사직을 보존하기 위한 방책으로 척화와 주화라는 선택하기 어려운 대립관계를 이룹니다. 그사이 조선 땅과 수십만 민초들은 유린당하고 먼 이국땅으로 끌려갔습니다. 신군부에 대항하는 민주화 투쟁은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그 열기를 더하고, 5월 광주에서 정점으로 타올라 탱크와 헬기 기총 사격 앞에서도 끝까지 당당하고 담담하게 자유를 외쳤습니다. 신념을 환산 가능한 가격(價格)으로 매길 수 있을까요? 가치(價値)라고 하는 모호한 개념으로 정의하면 더 고상해지는 것일까요? 신념의 값을 매기고 가치 판단을 하는 최우선 기준은 민초여야 하고, 조직 내 회원이어야 합니다. 단단함이 없는 신념은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선전하여도 가치 환산은 고사하고, 제 주장하는 가격대로는 절대로 쳐주지도 않습니다. 불법도 너의 이득을 위해 펼쳤다는 허황된
치협 제32대 집행부는 회원들을 위한 ‘민생 회무’를 모든 정책 추진의 첫 번째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각 회무를 현장에서 이끌어가는 집행부 임원들이 직접 기고하는 형식의 ‘치협 정책 핵심 체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열린 지면을 통해 치협 임원과 독자들이 소통의 폭을 넓히고, 나아가 치과계 현안 추진을 위한 중지를 담을 해당 기고에 많은 관심과 성원 당부드립니다.<편집자 주> 제32대 대한치과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로 임명되어 맡은 회무를 하면서 많은 일들을 정신없이 처리하다보니, 1년 조금 더 넘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린 듯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정보통신이사로서 해왔던 업무들을 되새겨보니 아쉬움도 많습니다만, 초임 이사의 서투름 속에서도 열심히 일궈낸 성과도 제법 있는 듯 해서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임기를 마무리하기 전에 정보통신위원회에서 진행했던 업무들과 부족한 점들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마무리가 안되었거나, 부족한 점은 후임 위원회에서 계속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여의 시간 동안 대한치과의사협회 회무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시켰고, 구인구직시스템활성화TF 간사 업무를 수행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