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두 살 연상이니, 살아 계셨으면 듣는 대로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이순(耳順)이시다. 어린 시절 작은 형은 가끔씩 자기보다 몸집이 훨씬 큰 선배 형들과 다투었고, 그때마다 우리 집 대문을 쿵쾅거리며 핏대를 세우고 들어오신 아주머니들은 결국 못난 제 아들만 나무라며 발길을 돌렸었다. 막내 동생뻘에게 맞았으니 창피해서 말도 못하겠다고. 점심시간 직전에 다급한 아버지와 호기부리는 아들이 얻어맞은 친구 녀석을 데리고 들어왔을 때, 불현듯 떠오른 작은 형님. 무던히도 많은 사고를 치셨다.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되지는 말아야 할 텐데……. 다행입니다. 아예 부러지지는 않았으니 빼지는 않아도 되겠네요. 피해자 가해자로 나뉘어 선 부모들에게 긍정 가득한 말로 설명을 해주고 서로를 안심 시킨다. 진료를 마치고 주먹 쓴 녀석의 아버지가 지갑을 꺼낼 때에 애타는 심정을 갖고야 말았다. 당신의 한 손이 절단되어 있구나. 호기만 부리는 녀석을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지는 아리한 마음을 간신히 참아야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가슴에 못 박고 간 자식이라 애타는 부모의 심정을 돌아간 형님은 알고 계실까? 그래도 오늘 문득 형이 몹시도 그리운 것은 그 시절엔
얼마 전 한 교수님과 식사 자리가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던 중, 교수님께서 동기부여에 대한 말씀을 시작하셨다. 학업에 있어 동기부여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말이다. 여느 교수님들께서 그러시듯, 학생들의 동기부여 부재에 대해 걱정이 깊어 보이셨다. 나 또한 그 자리에서는 웃으며 남의 일처럼 맞장구 쳤지만 속으로는 웃을 수가 없었다. 교수님께서 걱정하는 학생의 모습이 내 모습 같아 당당할 수 없었다. 부끄럽지만 고백하자면 학업이 재미가 없을 때가 있다. 공부가 재미있는 학생이 어디있냐며 위로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웃으며 넘길 수 없을 정도의 혼란스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기초과목을 배울 땐 나와는 무관한 공부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임상과목을 배울 땐 아직 먼 일 같아서 애착이 가지 않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느끼기에는)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학업이든 혹은 그 무엇이든 간에 대해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학우를 만나기 힘들다. 그리고 주변에서 동기를 찾지 못해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는 고민을 들어본 적도 많았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짐작해본다면, 미래의 직업적 안정성 때문에 수동적으로 살게 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기 이득만을 노리는 자는 흙탕물을 받아 진탕을 만들고, 두 손에는 진흙을 들도록 부추깁니다. 반면, 바른 신념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자기 팔의 아픔은 참아내면서, 다른 이들을 위한 길잡이 횃불을 높이 치켜듭니다. 치의신보는 지난 56년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치과의사와 치과계의 권익을 위한 횃불을 높이 들었습니다. 정부와 국회 등에 치과계를 위한 정책 수립을 요구하고,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치과의사상을 정립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또한 치과계 내부의 임상과 학술뿐만 아니라, 봉사와 문화 발전을 위한 보도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치의신보는 영상미디어 시대를 대비한 전략, 디지털 시대에 맞는 광고 전략,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치과계 홍보 전략, 무한 경쟁 시대에 균형 있는 의료 환경 발전을 위한 전략 등 미래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치과계의 공기(公器)로써, 치과의사와 치과계가 국민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고 스스로 자부심을 갖도록 언론을 선도하겠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종이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책을 정리하고 보관하는 것입니다. ‘미녀와 야수’의 야수 성에 있는 것처럼 큰 서재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은 일정한 양이 차면 처분해야 합니다. 서재 때문에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이삿짐센터에서 질색합니다. 책이 많은 집을 아주 싫어하더군요. 큰 서재에 대한 꿈은 접은 지 오랩니다. 지금은 그냥 작은 방 하나를 서재로 쓰고 있으므로 늘 책을 처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기는 책을 선별하는 저의 기준은 ‘추억’입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뭔가 강렬함이 있다거나,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을 주거나 하는 것들은 나중에 그 책을 읽었을 때를 추억하게 됩니다. 같은 내용의 책이더라도 그 사람이 처해 있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 그 책의 무게감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지난 책들은 기억의 흔적으로 많이 남게 됩니다. 우리가 예전 들었던 음악을 듣게 되면 그때가 생각나고
- 필자는 지난 2021년 10월 27일 본 치의신보에 “공보(公報)의 길”이라는 제하의 편집인 칼럼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https://dailydental.co.kr/news/article.html?no=117194)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치과계의 현실은 어둠의 장막이 걷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최근 치과신문이 협회와 치의신보를 향해 “언론탄압”이라는 성명서를 지면 신문 1면에 게재한 것에 대한 치의신보 편집인으로서의 입장문이기도 합니다. 대관업무와 관련된 업무추진비에 관한 사항은 협회장과 협회 감사들 사이의 확인으로 처리됐던 사항입니다. 협회 이사들 중에도 담당 이사가 아니면 알지 못하고, 또한 자기 소관 업무가 아닌 사항에 대해서 굳이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협회장과 감사단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협회 감사가 확인할 사항은 협회 감사단에게 맡기면 됩니다. 감사의 역할은 협회 조직의 보호가 주요 사명임을 잘 알고 계실 것으로 믿어야 합니다. 신문, 특히 협회와 지부에 속한 공보지인 치의신보와 치과신문은 치과의사 회원과 협회, 그리고 치과계의 권익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공보지로써의 막중한 책임감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남자 갱년기는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찾아온다고 한다. 40대 이후 50대에도 찾아오고,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찾아온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만나봤다. 그 증상이… 무기력감,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증, 불면증, 자신감 상실, 복부 비만, 근력 저하, 관절통 등 치과의사에게 해로운 것들만 잔뜩이다. 올해, 봄으로 진입하는 환절기에 몸이 많이 피곤하고 우울감이 심했다. 진료 중간 중간에 사무를 봐야하는데 글자가 머리에 들어오질 않았다. 직원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졌다. 저절로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아무래도 병원에 좀 다녀야 할 것 같아서 수요일 오전 진료를 비우고 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날 직원들에게 점심을 사 주면서, 마음 먹은 것을 공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한을 정한 바는 없지만, 한 동안 수요일 오전에 진료를 비우겠다고 직원들에게 말하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남자 갱년기는 그런 것이었다. 별안간 쏟아지는 눈물이라니… 별 감정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하던 말을 마저 하였다. 수요일 오전에 진료를 하지 않을 테니 굳이 출근할 필요 없다고… 원장이 울어서 그런 거였는지, 수요일에 쉬는 게 좋아서 그런 거였는지 직원들이 “어…어…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치과대학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치과에선 과잉진료 관련한 문제가 이슈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과의 다른 분야에서도 과잉진료가 있지 않나요? 치과의 일만이 아닌데도 유독 치과와치과의사만 지목해서 과잉진료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익명 맞습니다. 과잉진료 문제는 치과만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사례로는 백내장 수술이 실손보험 보장과 관련하여
그 습지에 작은 바람이 휘돌면 쭉정이로 남은 억새들의 속삭임이 들린다. 질척거리는 집착은 스스로를 속박할 뿐, 그리움 없는 사랑의 반감기는 가속된다고.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2남 중 막내로 태어난 저는 어려서부터 주변 어른들로부터 ‘엄마에게 딸 같은 아들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엄마랑 일상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지냈습니다. 20대까지는 걷기 운동부터 장보기, 영화 보기 등 소소한 시간을 보내왔다면, 강릉에서의 수련 생활과 결혼으로 독립한 이후에는 지방 여기저기를 여행하며 추억을 쌓아왔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친구들과 열 번 놀러 가는 번화가를 엄마랑 한 번 걷고, 제가 사고 싶은 물건을 엄마 카드로 실컷 사고는 엄마가 작은 머리핀 한 개 사는 것을 골라주었을 뿐인데, 엄마는 ‘아들 덕분에’ 재밌게 놀았다며 늘 행복해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엄마와 함께 거닐던 명동의 번화한 거리는 엄마가 성당에 미사를 보러 여러 번 다녔던 거리이고, 같이 간 식당은 엄마의 단골집입니다. 처음도 아닌, 심지어 주인과 안부를 건넬 정도로 자주 가는 곳에 함께 다녀온 것이 왜 제 덕분이라는 걸까요. 엄마의 ‘아들 덕분’ 표현을 상투적이라 여기면서 저는 ‘엄마 덕분에’ 재밌게 놀았다는 표현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엄마가 아니어도 누군가와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생각이 은연중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9월 19일부터 23일은 온라인에서, 26일부터 30일은 독일 베를린에서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nternational Standard Organization/Technical Committee 106 Dentistry; ISO/TC 106)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ISO/TC 106은 모두 8개의 소위원회(Subcommittee; SC)로 구성됩니다. SC 1은 Filling and restorative materials(충전 및 수복재료), SC 2는 Prosthodontic materials(보철재료), SC 3은 Terminology(용어), SC 4는 Dental instrument(치과 기구), SC 6은 Dental equipment(치과 장비), SC 7은 Oral care product(구강관리용품), SC 8은 Dental implant(치과용 임플란트) 그리고 SC 9는 Dent
비밀이 많은 이는 부자라지만 그 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열쇠를 가져야하며 더 적은 잠을 자야 한다. 권태와 자학이 방황의 강가에 흐르는 밤 홀로 누워 깊은 숨을 뱉고 있을 때 그는 내게로 다가와 자유에로의 손짓을 보냈다. 부적응과 불신과 사랑 없음에 흐느끼고 있을 때에 그는 내게로 다가와 근엄함과 자상함으로 어깨를 어루만져 주었다. 은화 같은 달빛을 실루엣으로 두르고 우뚝 선 그대, 어둠을 볼 수 있는 빛나는 그 눈동자. 그는 내게 다가와 하나의 전체로의 비밀이 되었다. 달콤한 밀회. 밤이 새워지도록 그의 등에 흐르는 땀을 가슴에 적시며 달리는 쾌감. 세상의 눈을 피하여 그에게서 삶의 방법을 배우고, 그에게로 자유에의 열정을 뿜으며 오랫동안 그대로 서 있었네. 낮과 밤은 서로 함께 할 수 없는가? 어둠 속에서도 밝음을 볼 수는 없을까? 강렬한 태양 아래 마음과 몸을 한껏 열어 젖혀 벌거벗은 몸으로 대지를 달리고 싶다. 차라리 독선의 쓴잔을 들이키고 싶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드러내고 싶은 나의 욕구에 그는 세찬 거부의 몸짓을 하였다. 오오, 나를 지배하는 또 하나의 나여 나를 놓아주오. 나는 너를 우리에 가두지 않는다.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