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로 까지 이어지는 과잉진료, 주위 동료를 위한 배려와 환자를 위한 진심은 안중에도 없는 할인이벤트, 결국엔 언론보도 헤드라인을 장식하고야 마는 ‘진료비 먹튀 치과’.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치과의사 윤리 문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김철수 협회장은 그 해결책으로 치과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집단지성’을 꺼내 들었다.
김 협회장은 개원가와 대학에서 풍부한 회무와 교육자로서 소명을 다해 온 명망가들로 구성된 ‘치과의사 윤리 회복을 위한 치과계 원로 모임’을 지난해 7월 처음 소집한데 이어, 8월에는 모임을 ‘치과의사윤리포럼(대표 김현풍 전 강북구청장·이하 윤리포럼)’으로 공식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치과계 윤리회복 운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에는 김종환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임철중·박종수·김명수 전 대의원총회 의장, 이수구 치협 고문(건강사회운동본부이사장), 이승종 연세치대 명예교수, 한성희 치협 윤리위원회 위원장,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차혜영 전 금연운동협의회 부회장, 임용준 전 서울시치과의사회 대의원총회 의장, 박영국 경희대학교 총장 직무대행, 박덕영 강릉원주대학교 교학부총장, 조무현 전 대구시치과의사회 회장, 김은숙 전 대한여자치과의사회 회장, 서은아 강원지부 회장,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치과과장, 김 욱 치협 법제이사, 나성식 전 스마일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철수 협회장은 “치과계 일부 회원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치과의사 윤리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여러 선배 및 전문가들을 모아 격이 없는 논의와 구체적 대안을 모색해 가려 한다”며 “대학에서의 통일된 윤리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 ‘치과의사 윤리회복 운동’을 적극 추진,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은 치과의사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협회장은 치협 법제이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7년 윤리선언을 제정, 치협 정기대의원총회 채택을 주도하는 등 치과의사 윤리 문제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왔다.
윤리포럼은 치과의사 윤리문제의 원인을 체계적이고 통일된 윤리교육의 부재, 치과의사 과잉 배출에 따른 과당경쟁, 소신진료를 제한하는 건보제도, 일자리가 포화된 개원환경 등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문제해결 방향을 ▲치대 교육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윤리지침 등 가이드라인 마련 ▲공직 등 신규일자리 창출을 통한 회원 진출분야 확대 ▲치과대학 정원 감축 ▲자율징계권 확보를 통한 문제 회원에 대한 강력한 징계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는 치과의사 이미지 대국민 홍보 강화 등으로 큰 줄기를 잡았다.
특히, 김철수 협회장은 윤리지침 마련과 관련한 전문가 의견을 구하기 위해 김진태 원장(여의도치과의원), 이주연 연세치대 예방치과 겸임교수(세브란스치과의원 원장), 이철규 원장(이철규·이대경치과의원), 김준혁 연세치대 치의학교육연구센터 교수(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등을 만나 문제 해결책을 함께 고민했다.
이 중 이철규 원장은 지난해 ‘치과임상윤리-전문직업인 의무와 실무 적용(명문출판사)’이란 서적을 번역 출간한 치과의료윤리 연구가로 현재 치과계 상황을 “프로페셔널리즘이 상업주의로 넘어갈지에 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고, 좋은 선배의 멘토링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준혁 교수는 연세치대 출신의 의료윤리학자로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윤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수 협회장은 이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구체적인 윤리지침, 관련 교육과정 등을 만드는데 노력하는 한편, 현재 광주·울산지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문가평가제를 발전시켜 치협이 정부로부터 자율징계권을 부여받는 초석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전문가평가제는 보건복지부와 연계를 통해 법적 강제성을 갖고 있는 만큼 여기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김현풍 윤리포럼 대표는 “결국 치과의사 윤리회복 운동의 궁극적 목표는 치협이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감사, 사랑’ 이 세 단어를 듣는 존경받는 단체가 되는 것”이라며 “보다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치과의사들의 따뜻한 마음 회복을 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