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처럼 인간문화의 속성을 잘 나타내 주는 것도 없다. 인간은 탑을 좋아한다. 그리고 늘 탑을 쌓는다. 문화적 형태는 다를지라도, 인간은 궁극적인 경지를 향하여 사상적 오류나 경험적 착오를 줄이면서 그 정상에 오르고자 애써왔다. 나는 탑(塔)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 느낌은 안정감이다. 밑에서부터 일정한 수학적 비율을 따라 작아지면서 올라간 탑을 볼 때마다 천년만년 흔들림 없이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두번째 느낌은 불안감이다. 일정한 비율로 계단식으로 쌓아올린 돌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빠지거나 균형이 흩어지면 일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려버릴 것 같은 느낌이 그것이다. 그렇다. 역사가 남긴 무수한 인간의 탑들은 부인할 수 없는 두 가지 속성을 말없이 드러내주고 있다. 안정감과 불안감이다. 탑으로서의 역사는 인간 속에 감추어져 있는 이 두 가지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역사는 안정 속에서 불안을 잉태하고, 희망 속에서 절망을 키우며, 발전하면서 후퇴한 면이 있다. 모든 분야는 이것을 기억하고 겸손해야 한다. 이 겸손 속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
swallow@snu.ac.kr 기공소의 지도치과의사제를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부 기공사들의 제보로 모 방송국에서 일요일 저녁(8/19)에 치과보철료의 실태를 보도할 예정으로 취재를 하였으나 이에 항의를 받아 방영을 잠시 보류 한다고 한다. 기공료에 비해 몇배씩 비싸게 받으니 치과 보철 진료비는 바가지라는 이야기고, 이것을 시정하여야 사회정의가 실천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마치 기공사들이 치과의사들로 부터 독립 투쟁을 하는듯한 인상을 준다. 치과의사들이 기공사들을 보는 눈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있다. 대부분의 직종들이 그렇듯이 직종간의 상하 관계는 무너지고 있고, 치과계는 이미 기공사들을 동반자로서 또는 하나의 기능인으로서 대우를 해주고 있다. 기공물이 잘못되었다고 욕을 하고 야단을 치는 젊은 치과의사들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기공사 집행부를 이끄는 일부 임원들이 과거의 쓰라린 경험을 토대로 지도치과의사제가 폐지되어야 하고, 기공료는 자율화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피차의 공멸도 불사하는 “독을 깨는” 듯한 무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것이다. 그야말로 수준이하의 행동일 수 밖에 없다. 기공료 자율화는 이미 실행되고 있다. 기공물
오늘 새벽도 아내와 함께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체육관으로 향한다. 그 동안 문방구용 배드민턴 라켓을 고집하며 사용하다 전문 체육사에서 큰맘(?) 먹고 구입한 초급자용 선수 라켓을 어깨에 둘러메니 발걸음이 왠지 가벼워진다. 왕복달리기에 기초한 순발력과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경기는 이, 삼십 분이면 이내 온몸을 땀으로 적시고 벌겋게 상기된 얼굴과 이마와 콧등에 맺힌 구슬땀은 뿌듯한 마음의 표현이리라. 운동신경이 워낙 없는지라 수년간 다니신다는 육, 칠십 되신 어르신들에게 늘 잔소리를 들으면서 내일 아침에는 좀 더 나은 경기를 하리라 다짐하며 체육관을 나선다. 스쿼시, 등산, 헬스, 골프, 테니스, 죠깅. 아침마다 취향에 맞게, 서로가 자신이 하는 운동이 으뜸인양 뽐내기라도 하듯 땀흘리며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제 진료실로 돌아와 더 좋은 진료를 위한 연구와 학술세미나 그리고 재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에 발 맞추어 우리의 진료 스타일로 환자를 대하려 하지만 환자들 개개인의 증상과 경제적인 면이 모두 다름을 이해하고 특정분야의 재료와 최신 진료만을 제시하기보다는 적정한 진료를 위한 고려와 권유 그리고 선택을 기대해 본다.(종합병원 내 Q.I(Qu
구강사업에 대한 교직원·학생·학부모 이해 필요 학교구강보건은 전체 구강보건 가운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분야이다. 치아우식증과 부정교합에 기인하는 구강건강장애는 초등학교 학령기에 시발되고, 장년기와 노년기의 치주조직병에 기인하는 구강건강장애의 전조 역시 초등학교 상급학년에 이미 치은염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일생의 구강건강기반은 초등학교 학령기에 조성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전체 구강보건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학교구강보건을 개발하여야 한다. 1997년에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국에 구강보건과가 설치되고, 학교계속구강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영구치아에서 발생되는 우식증의 대부분이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1999연에 초등학교에 구강보건실을 설치하고 학교계속구강건강관리사업을 기획 수행하도록 권고함으로써, 15개 초등학교에 구강보건실이 설치되었고, 2000년에는 32개 초등학교에 구강보건실이 설치되었으며, 앞으로도 매년 32개 초등학교에 학교계속구강건강관리사업의 수행을 위한 구강보건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학교계속구강건강관리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서는 학생과 교직원 및 학부모의 학교계속구
제주도 선교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대정성지 단장 일상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기다렸던 병원 여름휴가를 3박 4일 동안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추사적거지를 가다가 대정성지(大靜聖址)를 발견하여 흐믓함이 배가되고, 여름휴가가 끝났어도 더욱더 즐거웠고 여운이 오래 오래 남는다. 정난주(마리아)는 1773년 나주본관 정약현과 경주본관 이씨(李氏) 사이에 태어나 명연(命蓮)이란 아명을 받았다. 일찍부터 천주교에 입교하여 선교에 힘썼던 당대 최고의 실학자 약전(若銓), 약종(若鐘), 약용(若鏞), 형제가 그녀의 숙부들이었고, 어머니는 이벽의 누이였다. 당시 천재소리를 듣던 황사영(黃嗣永)과 혼인 한 그녀는 1800년에 옥동자 경한(景漢)을 출산하였다. 남편인 황사영은 1775년에 태어나 약관 16세 초시, 17세기에 복시에 장원급제하여 정조대왕으로부터 칭찬과 학비를 받은 영특한 인재였으나 천주교를 신앙함으로써 현세적 명리에 등을 돌렸다. 중국인 신부 주문모(周文謨)에게 세례를 받은 그는 선교에 전력을 다하다가, 정조대왕이 죽고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충북 제천의 배론으로 피신하여 8개월간 토굴에서 생활하면서 황사영백서(黃嗣永帛書)를 썼다. 이 백서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100세 된 노인이 동거해온 38세의 여자 친구에게 휘발유를 끼얹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좀 재미있는(?) 소식이다. 이 노인은 법정에 출두해 애인이 다른 남자들과 시시덕거리는 것을 보고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 노인의 범행동기는 질투인 셈이다. 100세 노인의 해프닝이라고 넘겨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 황당한 사건으로 드러난 질투의 실체를 더듬어 본다. 질투는 자기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시기심과 경쟁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심리학자 브리슨(Bryson)은 질투는 시기와 경쟁심을 포괄한다고 했다. 세 가지가 다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질투는 그래서 대단히 본질적이다. 유교문화권에서는 주로 여자들에게 연결시켜 왔지만, 실제로는 남성의 질투가 더 골이 깊다고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남성들은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게 마련인데, 이 관념의 정신적 실체가 질투라는 것이다. 서로 시기하고 경쟁하며 사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질투의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한 농부에게 염소와 나귀가 있었다. 주인은 무거운 짐을 묵묵히 잘 나르는 나귀를
‘보철하면 스케일링 공짜’ 낯 간지러운 서비스 제고를 안녕하십니까 저는 신도시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있는 (아직 어린) 치과의사입니다. 얼마전 조선일보 독자투고에서 한 M.D.가 치과의사가 탈세로 걸린걸 의사라고 표현했다고 글 올린 것 보고 참 답답했습니다. 또 치의신보에서 외국 어떤 사이트에 가면 한국 가서는 치과에 가지 말라는 내용이 있다는 글도 읽었습니다. 제가 아직 경험이 일천하고, 배움도 짧기에 감히 이곳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안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가 느끼고 있는 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있는 병원에 맨 처음 와서 이 일대 보철 비용에 대해서 놀랐습니다. 15만원하는 크라운도 많았고, 보통은 20만원 선이었습니다. (보철 가격이야 정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이것이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더 놀란 것은 어떤 치과에서는 인레이나 크라운을 하나 하면 하나 더 서비스로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크라운 하면 스케일링 공짜로 해준다는 말도 들었고, 치료비를 20%씩 정립해주는 곳도 있다고 들었지만, 하나 하면 하나 더 준다는 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게 그 말을 한 환자가 없는 말을 지어내었을 수도 있을
2001년 8월 8일 오전,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동시호가를 준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자판을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었다. 콜 62.5를 보고 있었던 국내 모 증권사 선물 옵션담당 A씨는 9시에 장이 시작하자마자 컴퓨터 모니터에 보이는 숫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떤 멍청이가 계약 당 프리미엄 75만원 짜리를 단돈 1000원에 8800개나 팔려고 내놓은 것 아닌가? 그것도 70억원 어치를.... 본능적으로 3000계약을 매수하려고 서둘러 엔터를 치는 A씨의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3000계약 중에 2880계약이 체결되었다. 실수로 내놓은 8800계약의 나머지도 모두 팔려나가 상황은 순식간에 종료되었다. 이날 A씨가 288만원의 원금으로 엔터 한 번 치면서 몇 초 사이에 번 돈은 무려 20여억원, 740배의 대박이 터진 것이었다. 그날 자판을 잘못 눌러 멍청하게 싼값으로 매도주문을 한 국내기관투자가는 일순간 70억원을 잃었고 그 중 반 이상인 36억원을 외국계 G증권사가 가져갔다. 이렇게 외국계 증권사가 발 빠르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이 외국계 증권사가 이런 사태에 대비해 터무니없는 주문 실수를 미리 감
난 늘 정보에 굶주려 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지식도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손엔 성경을, 다른 한 손엔 신문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에게 인터넷의 발달은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정보를 얻는데 필요한 많은 시간과 수고와 비용을 덜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하면서 발견한 게 하나 있다. 낙서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화장실 벽이나 주택가 담벼락의 여백을 채웠던 낙서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낙서의 무대가 옮겨졌다고 해야겠다. 화장실이나 담벼락에서 인터넷으로 옮겨졌다. 요즘 인터넷의 게시판이나 토론방을 방문해보면, 옛날 화장실이나 담벼락을 보는 것 같은 역겨움을 느낄 때가 많다. 게시판이나 토론방을 장식하고 있는 글에서 참을 수 없는 심한 악취가 난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들을 거침없이 토해놓고 있다. 무슨 포르노 잡지에서나 나올 법한 음란한 말들로 비위를 상하게 한다.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폭력적인 언어들이 상대방을 무참히 짓밟아 버린다. 양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쓰는 이유는 간단해 보인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감출
jin@dent4u.com 의료사고 다룰 때는 신중해야 제24차 아시아태평양 치과연맹서울총회와 학술대회프로그램을 보면 잘 짜여진 내용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원 한사람으로서 이 학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이들 주제 중 ‘교정치료와 관련한 의료사고’라는 심포지엄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배려가 있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문제제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분과학회와 학술지를 통한 토론과 예방적인 대책이 우선한다고 생각하며 어느 특정분야의 의료사고에 대한 논의는 자칫 그 분야의 임상진료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꼭 다루고 싶었다면 특정진료과목 보다는 치과의 포괄적 진료에 있어서 의료사고 예방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교정학의 최근 국내 임상술식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최근의 미니 임프란트를 응용한 교정치료나 피질골절단을 응용한 급속교정술, III급 부정교합자의 longterm stability에 관한 연구 등은 다른 나라의 치과의사들에게 신선한 학술적 욕구를 채우고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필 교정치료에 따른 의료사고란 말입니까? 이는 오히려 다른 나라 치과의사들에게 우리의 진
불소 반대론자들 대처 확실히 해야 올해는 수돗물 불소화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주년 기념조직위 등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시행중이며, 반면 이에 대응하여 수돗물 불소화를 반대하는 측에서도 활동을 더 강화하고 있다. 수돗물 불소화 반대론자들은 이미 불소가 투입되고 있는 자치단체에 불소투입중지를 위한 활동을 여러 곳에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곳 중의 하나인 청주에까지 침투한 상황이다. 그들의 주장을 보면 돌연변이를 쉽게 하는 바이러스가 떠오른다. 반대를 위한 내용들이 돌연변이처럼 상황에 따라 변화하여 날아드니, 언제 무슨 주장을 할지 예측이 어렵다. 미국 등에서 있었던 반대론자들의 잘못된 주장을 여과없이 받아들여, 시대에 따라 변화하였던 주장을 그대로 국내에서도 반복했고, 이러한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면 또 다른 주장을 금방 쏟아낸다. 물론, 반대론자들의 주장중에서 고려되어야 할 측면도 있다. 여론수집,. 찬반투표 등 시행절차의 민주성, 선택권의 문제, 강제성 등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내용들도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서 반대운동을 시작할 때 먼저 주장되는 것이 독극물 등의 선동적 문구와 이미 허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