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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한솥밥 인연으로 스미다

'동네치과 원장끼리 식사합시다' <33> 미국 치의 3인방

한달에 두 번 만나 함께 정 쌓고 공부
타국생활 소통하며 서로에게 의지 돈독


한 달에 두 번 꼬박 1년여를 함께 만나 공부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인연이 있다. 

어쩌면 이국에서도, 국내에서 조차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운명의 동질감이 이들을 더욱 돈독하게 묶어 줬던 것은 아닐까?

미국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한국에서 만나 일년 여간 ‘한솥밥’을 먹으며 정을 쌓고 있는 유진아 원장(38세), 김기선 원장(31세), 이재원 원장(30세)을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던 지난 13일 오후 이들이 일 년째 함께 공부하고 있다는 경기도 광명의 한 세미나 실에서 만났다.

여느 집밥 보다 맛있는 점심식사와 푸짐한 간식 덕에 주말에 공부하러 왔다가 살만 쪄서 간다는 이들의 투정 아닌 투정을 들으며 잠시 점심시간을 빌어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멤버의 맏누나인 유진아 원장은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드웨스턴치대를 졸업하고 페이닥터 생활을 하다 2년여 전부터 남편의 일 때문에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유 원장은 “미국 치과의사 면허를 유지하려면 필요한 교육이 있는데 한국 맥시코스는 미국 현지에서도 인정이 되는 교육이라 수강하게 됐다. 사실 처음에는 별 기대를 않고 신청했는데 너무나 인간적이고 좋은 분들이 훌륭한 커리큘럼의 강연을 들려 주셔서 놀랐다”며 “특히 1년여 가까이 한 달에 한번 토, 일요일을 이 친구들을 만나 오롯이 함께 공부하고 밥을 먹으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 덤으로 좋은 인연까지 얻게 돼 감사하다”고 했다.

타국인 미국에서 공부했었다는 사실만으로 유학생활의 어려움, 애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줄 것이란 믿음은 서로에게 더큰 의지가 됐다.

김기선 원장, 이재원 원장은 대학 때부터 알고지낸 로마린다치대 선후배 사이로 둘 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중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 현지에서 치대를 졸업한 케이스다. 현재는 군 문제 때문에 한국에 들어온 상황. 

김 원장은 올 초 국내 치과의사 면허까지 취득해 국내에서 페이닥터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 있는 동안 진료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맥시코스에 등록했다. 해부학, 보철, 서저리까지 여러 분야를 총망라해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돼 기대 이상이었다”며 “같은 대학 후배인 이재원 원장과 더불어 유진아 원장이 있어 공부하는 동안 든든하고 외롭지 않았다”고 했다. 

아직 군복무기간이 반 이상 남은 이재원 원장은 “서울 서대문에 개원하고 있는 아버지의 권유로 이 코스를 듣게 됐다. 한국에 있는 동안 여러 세미나를 많이 다녔는데 맥시코스는 케이스가 정말 많고 상업적으로 치우치거나 편향되지 않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줘서 믿음이 간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의 대화는 서로의 인연을 이어주고 돈독하게 맺어준 맥시코스 얘기로 시작됐다가 최근 한국 치과계에서 이슈가 됐던 치과 보톡스, 레이저 등 영역다툼 문제로 자연스레 넘어갔다.

유 원장은 “국내에서 보톡스가 다툼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의아했다. 미국에서는 로컬 치과에서도 보톡스를 많이 한다. 단, 미국의 경우 모든 진료결과에 따른 책임이 무겁기 때문에 레이저, 임플란트를 포함해 모든 진료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 원장 역시 “당연히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판결이 잘 나와 다행인 것 같다”고 힘을 실었다.

대화는 돌고 돌아 다시 오는 12월로 예정된 맥시코스 인정의 필기시험에 종착했다.

이 원장은 “12월 맥시코스 인정의 필기시험이 있는데 시험을 보고 나면 과정이 끝난다”면서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펠로우까지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 과정이 끝나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에서의 인연을 놓지 않고 오랫동안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들의 마지막 대화는 또 다시 인정의 시험 얘기로 마침표를 끊었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 중에 12월 필기시험에 떨어진다면… 그래도 우리 다시 보는거 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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